“결국 경쟁력은 제품…中 등 시장 방어와 동시에 新시장 확대 나서야”
[뉴스핌=김기락 기자] 글로벌 경쟁 격화와 수익성이 낮아진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시장 돌파구 카드로 브랜드와 신시장, 신차 등 3신(新)을 꺼내들었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비롯해 신흥 시장 공세 강도를 높이고, 그룹 미래 전략인 친환경차 출시를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 시장에 제네시스 G90 수출을 본격화하고, 기아차는 상반기 가동 예정인 멕시코 공장을 통해 신흥 시장에 대한 지배력 강화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중국 등 시장 감소세에 대해선 보다 구체적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한천수 부사장(재경본부장)은 27일 서울 양재동 에서 열린 2015년 경영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해외 생산 비중 확대와 신흥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 부사장은 “이를 위해 상반기 멕시코 공장 가동으로 현지 판매 및 브라질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중남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4% 성장할 전망”이라며 “올해 기타 시장 판매는 4%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성장세가 빠른 곳에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다. 맥시코 공장은 오는 5월 가동, 연말까지 10만5000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또 올해 중국 시장과 내수 시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 부사장은 “중국 시장에 신형 스포티지와 신형 K5, 두 차종의 1.6 터보를 추가해 2016년 말까지 지속되는 구매세 인하 효과를 볼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에도 신형 스포티지 신차 효과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기아차의 첫번째 친환경차인 ‘니로’를 상반기 국내 출시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한 부사장은 “니로는 상반기에 하이브리드, 내년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출시할 것”이라며 “내수를 시작으로 유럽, 미국,중국 등에 출시해 총 6만5000대를 판매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니로를 시작으로 오는 2020년까지 공격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친환경 차를 총 11개로 확대, 현재 전체 판매의 1% 미만인 친환경차 비중을 늘려 2020년 현대차와 더불어 글로벌 친환경차 업체 수위권에 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차는 최근 출시된 올뉴K7과 함께 국내 1위 경차인 신형 모닝을 하반기에 출시할 방침이다. 모하비 유로6도 내달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52만6638대를 판매, 사상 첫 50만대 선을 넘어섰다.
기아차는 지난해 ▲매출액 49조5214억원 ▲영업이익 2조3543억원 ▲당기순이익 2조6306억원(IFRS 연결기준)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12.1% 줄었다. 수익성 감소는 글로벌 경쟁 격화로 인해 판매관리비 등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매출은 신차 출시·RV 차종 판매 호조 덕에 5.1% 증가했다.
전일 2015년 경영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도 올해 제네시스 브랜드와 소형차를 돌파구로 삼았다.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소형차 성장세를 잡고, 제네시스 브랜드 등을 통해 수익성 회복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경영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40%를 차지하는 C세그먼트 공략을 위해 아반떼와 베르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특히 구매세 인하효과가 1.6ℓ 이하 차종에 국한돼 있어 해당 급의 차량 판매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 시장에도 소형 SUV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올해 소형 SUV를 지역별로 출시할 계획으로 러시아와 브라질에도 투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해서도 자신했다. 이 사장은 “제네시스는 차 중심이 아닌 인간 중심의 브랜드”라며 “현대차 브랜드와의 강력한 시너지 효과로 현대차 판매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 6조3579억원 ▲매출액 91조9587억원(자동차 72조6797억원, 금융 및 기타 19조2790억원) ▲당기순이익 6조5092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8% 줄어든 수치다. 당기순익도 14.9% 감소폭을 나타냈다. 다만, 매출은 3%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저성장 경제 기조에 따라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더불어 신시장 개척과 신차 출시 등을 위한 기반이 연구개발에 달려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올초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신년사에서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경영환경에 대해 “최근 세계 경제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저유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 시장의 불안 등으로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R&D 투자를 대폭 확대하여 자동차 산업의 기술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판매 목표는 현대차 501만대, 기아차 312만대 등 총 813만대다. 지난해 판매량보다 12만대 늘긴 했으나, 역대 최저의 목표 증가율이다. 양적 성장 보다 품질 관리를 통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든, 친환경차든 결국 경쟁력은 제품에 달려있고, 질적 성장을 위해 지속적인 R&D 투자는 긍정적”이라며 “중국 등 시장 방어와 동시에 시장 확대가 가능한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판매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