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만 내수 판매 증가, 나머지 업체 역성장
[뉴스핌=송주오 기자] 국내 완성자동차 업체들이 내수 시장에서 세제 혜택 종료에 따른 소비 절벽을 절감했다. 최대 63% 가량 판매 감소를 겪었다.
다만 기아자동차는 레저용차량(RV)의 인기 호조로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지난달 일제히 판매량이 감소했다. 신차 부재와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종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차는 지난달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한 총 4만9852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12월 실적을 견인했던 아반떼와 쏘나타의 판매량이 반토막 난 영향이 컸다. 아반떼와 쏘나타(하이브리드 포함)는 각각 6996대, 6207대 판매에 그쳤다. 두 모델은 지난해 12월 각각 1만3000여대, 1만2000여 팔리며 판매 개선에 1등 공신이었다.
반면 RV 모델에 대한 인기가 지속되며 RV 라인업의 판매량은 유지됐다. RV는 싼타페 5074대, 투싼 4479대, 맥스크루즈 965대 등 전년 동기보다 0.3% 줄어든 총 1만518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내수 자동차 시장의 감소 속에서도 RV 모델들의 인기는 여전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신형 투싼. <사진=현대차> |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경기 침체 및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다소 줄었다"면서 "올해 국내 시장에서 주력 차종을 중심으로 한 판촉 강화와 지속적인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를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 쌍용차도 판매량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한국지엠은 21.7% 줄어든 9279대 판매를 기록하며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만에 1만대 이하의 판매실적을 보였다. 특히 제임스 김 사장의 첫 성적표로 향후 실적에 대한 부담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는 2101대의 판매 실적으로 수입차 보다 못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주력 모델이던 QM3의 판매량이 613대에 그치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쌍용차는 티볼리가 3222대 판매되는 등 6571대 판매로 3.6% 감소에 그치며 선방했다. 이로써 한국지엠과의 격차를 3000대 가량으로 좁혔다.
기아차는 RV 계열의 인기가 지속되며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차종별로는 쏘렌토가 7567대가 팔려 월간 최다 판매 모델에 등극했다. 카니발과 스포티지가 각각 5820대, 4754대 판매되는 등 RV 차종들이 전년 대비 15.8% 증가한 총 1만8441대 판매돼 국내판매 실적을 견인했다.
◆"땡큐 로그" 르노삼성차 수출 17% 증가
수출 시장에서는 르노삼성차의 실적이 월등했다. 닛산 로그의 수출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체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1만2740대의 로그를 수출했다. 이는 전체 수출 실적 1만2923대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한국지엠과 쌍용차는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을 거뒀다. 한국지엠은 더 넥스트 스파크와 RV 모델의 호조로 전년과 비슷하 3만9915대의 수출량을 보였다. 쌍용차는 1751대의 수출을 기록한 티볼리를 앞세워 3511대의 모델을 선적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뒷걸음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21만5621대, 17만5475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전년대비 14.3%, 18.8%의 줄어든 규모다.
회사 측은 주요 신흥 시장의 경기 둔화와 모델 노후화가 겹친 결과로 분석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성장 둔화, 환율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저유가, 업체간 경쟁 심화 등 어려운 시장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욱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본 역량을 강화해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