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 속 주력품목 감소세 완화…"3월 이후 좋아질 것"
[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최근 고용률 제고에 방점을 찍으며 성장률을 포기하는 듯했던 정부가 그나마 수출 회복 조짐에 실낱같은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2월 수출 실적이 전체적으로 부진이 지속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주력품목의 수출 감소세가 둔화하고 있어서다.
2일 기획재정부 등 정부부처에 따르면, 최근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주력 품목의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일고 있다.
이호승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유가와 선박 요인 빼면 한 자리 가까운 감소폭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것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좀 나은 수준"이라며 "앞으로 휴대전화 신제품 갤럭시S7, G5 발표되면서 3월 이후에는 신제품 중심으로 수출이 간다고 보면, 3월 이후에는 1, 2월보다는 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2월 수출이 36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로, 지난해 12월부터는 연속 석 달째 두 자릿수 감소세다.
수출입 증가율 추이(%). <자료=산업통상자원부> |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올 2월 수출에서 주력품목의 감소세 둔화에 주목하고 있다.
컴퓨터·무선통신기기·일반기계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하는 등 선박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율이 지난 1월보다 완화됐기 때문이다.
품목별 수출 증감률을 보면, 무선통신기기가 1월 5.7% 감소에서 2월 2.8% 증가, 컴퓨터가11.5% 감소에서 6.2% 증가, 일반기계가 14.5% 감소에서 2.4% 증가로 방향을 틀었다. 또한, 섬유가 13.4% 감소에서 0.1% 감소한 것을 비롯해 자동차부품이 12.7% 감소에서 2.1% 감소, 철강이 21.6% 감소에서 2.9% 감소, 석유화학이 19.6% 감소에서 6.4% 감소, 자동차가 22.2% 감소에서 9.3% 감소, 반도체가 13.9%에서 12.6% 감소, 가전이 21.3% 감소에서 13.0% 감소, 평판디스플레이가 31.5% 감소에서 22.1% 감소, 석유제품은 38.5% 감소에서 26.9% 감소로 그 감소폭이 다소 줄었다. 선박은 감소폭이 지난 1월 33.4%에서 2월 46.0%로 확대됐다.
이인호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와 관련, "올 2월 수출은 저유가 지속, 단가 하락, 세계 경기부진 등 부정적 여건이 지속하는 가운데 12.2% 감소율 보였다"면서도 "수출 물량 증가, 선박을 제외한 주요 품목의 증감률 개선 등으로 1월보다 감소율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수출 개선 신호는 산업생산동향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수출 증감은 곧 산업생산 증감으로 이어지게 돼, 올 2월 산업생산도 확연히 좋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다음 달(2월) 자료를 보니 괜찮아지고 있다"며 "수출 물량도 늘어나는 등 개선세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날 발표된 2016년 1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 1월 전산업생산이 광공업, 서비스업 등에서 생산이 줄면서 전월에 비해 1.2%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1월 1.6% 줄어든 이후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같은 기간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8% 급감하며 크게 부진했던 영향이 컸다.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는 그간 성장률 내림세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정부로선 더없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1%를 목표를 고수하고 있지만, 최근 성장률보다는 고용률 제고로 선회하는 등 사실상 성장률 제고에는 손을 떼다시피 한 상황이다.
이호승 국장은 "조심스럽다"면서도 "수출이 산업생산과 관련돼 있으니, 수출이 나아지면 성장률도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