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에서 하하의 제안으로 '쇼미더머니5'에 출연하게 된 정준하 <사진=MBC '무한도전' 캡처> |
[뉴스핌=이현경 기자] Mnet ‘쇼미더머니5’에 개그맨 정준하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쇼미더머니5’의 마케팅 수단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무한도전’에서 장난스레 나온 하하의 제안은 최근 실제로 이뤄졌다. 하하는 지난 1월 방송한 MBC ‘무한도전’의 행운의 편지 편에서 정준하의 신년 목표로 ‘쇼미더머니5’ 출연을 제안했다. 이에 거의 반강제적으로 정준하에게 ‘쇼미더머니5’ 출연 티켓이 손에 쥐어졌다. 그리고 그는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SK 핸드볼경기장에서 치러진 예선전에 참가했다. 거친 랩의 세계로 들어선 정준하, 그의 ‘쇼미더머니5’ 출연은 독일까 약일까.
사실 정준하의 ‘쇼미더머니5’에 출연 소식에 일단 ‘무한도전’의 팬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무한도전’의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서 ‘마이라이프(My life)’로 힙합에 도전한 정준하가 ‘쇼미더머니’까지 진출하게 된 자체만으로도 웃음이 충만한 에피소드가 되기 때문이다. 당시 ‘아프지마 도토 도토 잠보’ ‘사와디캅 헬로봉쥬’ 등 중독적인 가사로 시선을 끈 정준하가 얼마나 성장했을 지 기대도 높아진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무한도전’의 전 멤버였던 길이 ‘쇼미더머니5’의 프로듀서로 등장하면서 두 사람의 재회가 프로그램 초반의 관전 포인트로 점쳐진다. 지난 2014년 4월 음주운전으로 ‘무한도전’을 하차한 길과 2년 만의 방송에서 만남이라 ‘무한도전’의 팬들의 초유의 관심사가 됐다. 덩달아 ‘무한도전’에서는 길이 정준하의 후배였지만 ‘쇼미더머니5’에서 길이 정준하를 평가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라는 게 애청자들의 분석이다.
'쇼미더머니5' 1차 예선 현장 <사진=Mnet> |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의 취지에서는 정준하의 ‘쇼미더머니’ 출연이 합당하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배우고 성장하는 의미에서다. 다만 ‘쇼미더머니5’에서는 정준하의 등장이 조금 어긋날 수도 있다. ‘쇼미더머니’는 ‘실력 있는 래퍼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대중에게 알리는 등용문이 될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이라고 소개돼있다. 즉 힙합에 관심 있는 지원자가 자신의 의지로 지원하는 게 되는 것이다.
정준하는 비전문 래퍼이기 때문에 ‘쇼미더머니’ 출연을 조심스러워했다. ‘무한도전’에서도 ‘쇼미더머니’ 이야기만 나와도 과민반응을 보였다. 그는 “나는 ‘쇼미더머니’ 나가고 싶지 않다고”라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래퍼들 입장에서는 ‘쇼미더머니’에 나가는 자체가 기회다. 게다가 지원은 했어도 프로그램에 나온다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비전문가인 정준하는 유명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방송에 잡힐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방송 이후에도 엄청난 화제가 되는 것도 당연지사다.
앞서 12일 치른 ‘쇼미더머니’ 서울 예선전에서도 정준하가 등장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선이 집중됐던 게 사실이다. ‘쇼미더머니’ 측 역시 매체의 관심이 높아지자 참가자 정준하가 대기 중인 일부 모습의 취재를 허용했다. 만일 정준하가 나오지 않았다면 이 같은 뜨거운 취재 열기는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정준하를 ‘쇼미더머니5’에 마케팅한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따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 “'쇼미더머니'는 성격이 굉장히 까칠한 프로그램이다. 보는 시청자도, 참가자도 그렇다. 그런 곳에 정준하를 집어 넣는 이유가 뭘까. 분명히 '정준하가 뭔데 나오냐'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매번 나오는 ‘쇼미더머니5’의 악마의 편집 논란에 정준하도 분명히 당할 것이라는 의견도 내세웠다.
Mnet 한동철 국장<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 Mnet 한동철 국장은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무한도전’이 ‘쇼미더머니5’에 출연을 먼저 제안했고 정준하 역시 일반인 참가자와 다름 없이 지원서를 내고 8시간씩 대기하며 예선을 치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래퍼가 아니기에, 실력이 모자란다는 이유에서 프로그램에 지원조차 할 수 없다는 주장은 이 프로그램의 취지와도 맞지 않다고 했다. 그는 ‘쇼미더머니’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힙합을 좋아하고 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만약 정준하의 심사가 적절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의 출연 자체를 막을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오히려 그는 정준하가 나오면 안된다는 논리가 힙합을 망치는 문화가 돼버릴 거라 걱정했다. 정준하의 분량 조정은 편집자의 고유 권한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또 그는 경쟁을 부추기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프로듀서와 합이 맞는 래퍼들의 무대를 통해 대중에게 힙합이라는 생소한 장르를 알리려는 취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악마의 편집에 대한 우려의 시선에 대해서는 “우리는 악마의 편집을 한 적이 없다. 한 적이 없기 때문에 ‘할 것이냐’는 물음에 대해 답할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악마의 편집이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더한 장면이 많아 오히려 걸러낸 게 더 많다. 당사자가 원하면 원본까지 공개할 수도 있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쇼미더머니5’에 도전하기 위해 래퍼 지코와 랩 연습을 한 정준하가 실전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대중의 편견을 깨뜨릴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쇼미더머니5’는 오는 5월 중 첫방송한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