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년 간담회..."스페인 몬드라곤·이탈리아 볼로냐 지향"
[뉴스핌=노희준 기자] "한국신협은 이제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해야 한다. 융복합협동조합 모델로 현재의 저금리, 저성장 위기를 돌파하겠다"
문철상 신용조합중앙회 회장 <사진=신협중앙회> |
문철상(사진) 신협중앙회 회장은 2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협동조합으로서 신협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지 않으면 더 이상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절박감에서 생존전략을 고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협의 주된 이용 계층은 도시 서민, 농어민, 영세자영업자들이다. 신협의 존립 목적이자 이유는 조합원의 지속가능한 삶의 영위이지만,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 속에 조합원을 위한 금융서비스, 금융협동조합만으로는 한계에 직면했다는 판단이다.
실제 신협조합은 2015년 말 910개로 2012년 950개 대비 40개 줄었고, 조합원도 5905명에서 5752명으로 150명 가량 줄었다.
이에 따라 문 회장이 제시한 새로운 성장 모델은 융복합협동조합이다. 금융 외 다른 사업도 해보겠다는 얘기다. 융복합협동조합 모델은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과 이탈리아 볼로냐 협동조합처럼 생산, 금융, 복지, 유통, 서비스 등이 총망라된 복합 종합협동조합이다.
가령 몬드라곤 협동조합그룹은 스페인 재계서열 7위, 110개의 협동조합과 260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역 주민의 주요 금융기관인 '카하 라보랄'을 비롯해 생활 필수품을 판매하는 '에로스키', 건강보험 등 복지업무를 담당하는 '라군 아로' 등이 지역 경제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문 회장은 "한국신협에서도 이미 원주밝음신협이나 홍성 풀무신협, 성남 주민신협과 같은 곳에서 미약 하지만 융복합 협동조합모델로서 이미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사업뿐만 아니라 경제사업까지하는 농협과의 차별성과 관련, "시골의 작은 조합과 9000개의 일반 협동조합, 사회 경제적 단체와 연대해 그들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일거리를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라며 "농협과는 색깔이 다르다"고 말했다.
<자료=신협> |
이와 관련, 신협 관계자는 "경제사업을 하겠다는 게 아니다"며 "신협법상 은행업 외에 복지사업과 지역개발사업을 할 수 있는데, 여기에 종사하는 사람과 조직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협 조합 중에는 은행업 외에도 사료, 비료 사업, 슈퍼마켓, 주유소, 목욕탕, 골프연습장 등을 운영하는 조합이 있다.
그는 "신협이 다양한 유형의 조합원의 협동조합 조직·설립을 지원·육성을 담당하는 마더협동조합 역할을 수행하고, 이미 설립돼 운영 중인 협동조합에 대해서는 신협의 자원을 공유할 수 있도록 개방(신협 시설활용, 판로지원, 교육 등)할 것"이라며 "신협협동조합지원센타기능을 강화해 협동조합의 허브로 기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