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차량제어, 정밀지도 등 다양한 영역서 '두각'
[뉴스핌=이성웅 기자] 국내 중소기업들이 미래형 스마트카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면서 국내 스마트카 상용화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엠엔소프트, 자동차부품연구원, 아이티엔지니어링 등 11개 자동차 연구개발(R&D) 중소기업들은 '제 18회 미래성장동력 오픈톡 릴레이' 행사에서 각각 개발 중이거나 상용화에 성공한 스마트카 기술을 선보였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업체는 자율주행 전기차 'MEV'를 전시한 아이티엔지니어링이었다. 아이티엔지니어링이 개발한 MEV는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차량 움직임이 제어되도록 설계됐다.
자율주행차에는 레이더 센서, GPS 등 수많은 센서들이 포함된다. 이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각종 전장부품들을 총괄할 소프트웨어 기술이 필요하다.
아이티엔지니어링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서로 다른 중소기업에서 다양한 자율주행차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기존 자율주행차의 센서를 바꿔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아이티엔지니어링 측은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센서만 가지고 있다면 중소기업이라도 자율주행차를 생산할 수 있다"며 "클라우드를 활용한 지속적인 업데이트도 구현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선보인 기술은 오는 2019년경 상용화될 예정이다.
24일 '제 18회 미래성장동력 오픈톡 릴레이'에서 11개 중소기업들이 스마트카 기술을 선보였다. 아이티엔지니어링의 자율주행전기차 'MEV'(오른쪽), 자동차부품연구원의 '스마트카톡' 시연품(가운데) <사진=이성웅 기자> |
이미 스마트카 기술 상용화에 성공한 업체도 있다. 자동차부품연구원은 미래부, KT와 연계한 '스마트카톡' 차량을 시연했다. 자동차부품연구원은 커넥티드카 기술에 집중했다.
커넥티드카란 양방향 다자간 소통기술을 통해 차량과 차량, 차량과 클라우드를 연결하는 것을 뜻한다.
이날 자동차부품연구원이 소개한 기술 7가지 중 4가지는 이미 상용화된 상태다. 특히 ▲차량을 원격진단해 차량의 정보를 업체로 전달하는 기술 ▲운전자의 운전성향을 분석해 반영하는 기술 ▲차량 간 연결을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공유하는 기술 ▲택배 운송차와 업체·고객을 연결하는 기술 등은 유용하게 사용 중이다.
이밖에 어린이보호구역, 공영주차장 등과 연계해 안전사고를 줄이는 기술 등은 공공영역의 기술이기 때문에 상용화에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자동차부품연구원 측 역시 "해당 기술들은 커넥티드카 국제표준에 맞춰 제작됐기 때문에 다양한 차량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엠엔소프트는 고정밀 공간정보 조사 시스템을 선보였다. 자율주행영역에서 위치정보를 특정하는 것은 핵심기술이다.
정밀지도는 기존 네비게이션 지도의 오차가 수m에 달하는 것에 비해 오차를 50cm 이하로 줄인 지도다. 지도의 오차가 적을수록 자율주행이 수월해지고 사고위험이 현저히 줄어든다.
구글이 자율주행영역에서 앞설 수 있는 이유도 수년간 위치정보기반 서비스를 제공해오면서 데이터를 축적해왔기 때문이다.
현대엠엔소프트는 카메라 4대와 레이저스캐너 등 오차범위 2cm 내외의 장비를 활용해 정확도 높은 정밀지도를 제작 중이다.
한양대학교에서 개발한 자율주행차 'A1'. 현존 국내 자율주행차 중 가장 정확도가 높다. <사진=이성웅 기자> |
선우명우 스마트카사업추진단 단장은 "위치정보기술은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핵심적인 요소다"라며 "현재 수준의 위치정보로는 사고 위험이 높아 지속적으로 오차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오비고는 자율주행시대를 대비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였다. 차량에서 네비게이션, 멀티미디어 재생 등을 담당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두손이 자유로운 자율주행차에서 그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에픽옵틱스가 선보인 고해상도 헤드업디스플레이, 브이터치가 공개한 원거리 터치 기술 등이 관심을 모았다.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정몽구자동차연구소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으로 진행됐다. 행사에 참가한 산업계, 학계, 정부 관계자들은 미래성장동력으로 지정된 스마트카 분야의 발전방향과 애로사항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래부 관계자는 "스마트카 상용화를 위해서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통신보안, 센싱, 안전분야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며 "이들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에만 66억원을 투자해 기업들과 연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과 별도로 완성차업체들도 자율주행차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 완성차의 경우 현대·기아차는 오는 2020년까지 2조원을 투입해 미국자동차공학회가 정의한 자율주행차 5단계 가운데 3단계에 해당하는 자율주행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2030년에는 완전 자율주행의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0년 투싼ix 자율주행차 데모카를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현재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어디밴스드 주차 조향보조 시스템,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을 주요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