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과 신흥국 간 시장전염 위험 확대 경고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을 필두로 주요 신흥국의 글로벌 금융시장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고했다.
연초 상하이지수 7% 폭락을 시작으로 미국과 일본, 호주, 한국 등 글로벌 증시가 도미노 혼란을 겪었는데 이런 상황이 또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출처=블룸버그> |
4일(현지시각) IMF는 다음 주 세계은행과(WB)의 춘계회의를 앞두고 공개한 글로벌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으로의 중국 파급력이 수 년 안에 상당히(considerably)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수출 주도 경제에서 내수 중심으로 균형추를 옮기는 동시에 글로벌 금융시장으로의 통합을 서두르고 있는 중국의 행보 하나 하나가 전 세계 금융시장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IMF는 신흥국 경제가 미치는 파급력(spillover)은 선진국 주식 및 외환 시장 가격 흐름의 3분의 1 정도를 좌우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등 신흥국 경제의 영향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긴축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만큼 강력한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연준은 지난달 회의에서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두 차례로 하향 조정하며 외부 변수의 불확실성을 지목한 바 있다.
기금은 최근 몇 달 사이 상품 등 시장 혼란의 배경에는 중국 소식이 자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전 세계 금융시장과의 직접 연관성은 비교적 적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뒤집어 말하면 앞으로 중국의 전세계 금융시장 통합이 가속화하면 시장 파급력은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투자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나 자금 통제도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시장 혼란 발생 시 지금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IMF에 따르면 주요 신흥국 증시가 선진국 증시에 미치는 파급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8% 정도로 확대됐고, 작년에는 전 세계 주식시장 움직임은 80% 정도가 다른 국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1995년 국가 간 연관성이 50%였던 것과 비하면 그만큼 위험 확산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IMF는 "앞으로 중국의 채권 및 주식 시장이 개방되면 글로벌 자산 배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선진국 정책 관계자들은 신흥국 경제에서 발생하는 이벤트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중국 등 신흥국 관계자들도 앞으로 세계 경제에 더 큰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IMF는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