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 개선에 '기준금리 동결' 전망 확대
"금통위원 다수 교체시 3~6개월 후 정책기조 변화"
[뉴스핌=백진규 기자] 한국은행이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산업활동동향 등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금융통화위원 7명 중 4명이 교체돼 당분간 획기적인 금리정책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여기에 여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이 '한국판 양적완화'를 공약으로 내건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시장금리는 여전히 금리인하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1.43%에 머물고 있다.
◆ 기정사실화됐던 기준금리 인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출 및 경기 부진 등을 이유로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수출은 지난해 1월부터 15개월 연속 감소세였고, 실업률 상승, 내수경기 부진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2% 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이에 시장 안팎에서 금리인하를 포함한 경기부양책을 요구했다.
신임 금융통화위원 4명(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고승범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의 성향이 비둘기파(성장 중시)라는 점도 기준금리 기대를 키웠다.
실제로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연 1.5%)보다 낮은 1.43%까지 하락했다.
◆ 경제지표 개선, 금통위원 교체 이슈로 금리동결 가능성도 충분
하지만 기준금리가 장기간 현재 1.5%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최근 힘을 얻고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과거 다수의 금통위원 교체 이후 통화정책 패턴을 고려하면 4월 이후 금리조절에 오랜 기간이 걸릴 수 있다”며 “2분기 내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절반 정도로 본다”고 전망했다.
사실상 오는 19일의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 인하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과거 다수의 금통위원이 교체되는 상황에서 정책기조가 변화하는데 적게는 3개월, 많게는 6개월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세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2분기 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30~40%정도로 낮춰 잡았다. 그는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현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며 “2분기 경제성적표가 나온 뒤 하반기에나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30% 정도로 전망해 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유가하락이 진정되면서 점진적인 수출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하반기에 경제지표가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박 연구원은 또한 “6월 미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욱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정부에 따르면 2월 산업생산이 예상외로 0.8% 반등했고, 3월 수출이 전년비 8.2% 감소해 4개월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냈다. 또한 소비자물가지수가 꾸준히 상승세다.
저성장 저물가 기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경제지표, 유가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모두가 당연시하던 한은 금리인하가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였다는 주장이 점점 강해지는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