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해마다 계열사 이동…‘턴어라운드 전문가’
[뉴스핌=강필성 기자] 허민회 CJ제일제당 부사장이 CJ오쇼핑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시선이 쏠리고 있다. CJ제일제당 경영지원총괄로 자리를 옮긴지 약 5개월만이다. 그는 최근 몇 년간 CJ그룹에서 명함이 가장 많이 바뀐 인물로 꼽힌다.
무엇보다 그가 머문 계열사는 하나같이 CJ그룹의 핵심이자 중요한 현안이 있던 곳이라는 것. CJ그룹 안팎에서 허 부사장을 ‘CJ의 구원투수’라고 부르는 이유다.
허민회 CJ오쇼핑 사장. <사진=CJ오쇼핑> |
28일 CJ그룹 등에 따르면 허 부사장은 다음달 1일부로 CJ오쇼핑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기존 CJ오쇼핑의 대표이사였던 김일천 부사장은 CJ CGV 터키 MARS(마르스 엔터테인먼트 그룹) 인수 추진단장으로 발령났다.
업계에서는 CJ오쇼핑의 지난해 총매출이 업계 4위로 추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자 허 부사장이라는 카드를 뽑아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사장이 CJ오쇼핑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은 불과 지난해 6월. 반년만에 CJ오쇼핑의 대표이사가 교체된 셈이다.
허 부사장은 재무통, 전략통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사장단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로 주요 인수합병(M&A)나 경영 개선, 후계구도 등 주요 현안의 최전선에서 활약해 왔다.
CJ제일제당 자금팀에 입사해 CJ투자증권에서 경영팀장과 경영지원본부장 상무를 역임한 허 부사장은 이후 지주회사 CJ의 사업총괄 부사장을 맡았고 2012년 실적 악화를 겪는 CJ푸드빌에 대표이사로 선임돼 실적 개선과 성장동력을 발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어 2013년 7월에 다시 지주회사 CJ로 복귀해 신설된 경영총괄의 첫 수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CJ그룹은 이 회장의 재판과 신장이식 수술로 사실상 경영공백이 시작되던 때다. 경영총괄은 이 공백에 따른 사업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직이다.
이어 허 부사장은 2014년 12월에는 CJ올리브네트웍스 총괄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 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한 CJ시스템즈와 CJ그룹 계열사 올리브영의 합병회사다. 허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는 동안 이 회장은 자녀와 조카에게 자신의 지분을 증여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향후 상장을 통해 CJ그룹 2세 체제를 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 회사의 공통점은 허 부사장이 짧게는 1년, 길어도 2년을 넘기지 않고 다른 계열사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CJ올리브영에서도 대표이사 취임 1년만인 지난해 12월 CJ제일제당 경영지원 총괄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최근 4년 간 허 부사장의 명함이 해마다 교체됐던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허 부사장은 출중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어려운 계열사마다 투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가 지금까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턴어라운드의 성과를 내왔던 만큼 CJ오쇼핑에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