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털 개선 안 돼…달러가 '좌지우지'
[뉴스핌=김성수 기자] 지난 3개월간 글로벌 증시, 국제유가, 신흥국 증시 등 위험자산이 화려한 랠리를 펼쳤으나, 기초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들 위험자산 가격 랠리가 미 달러화 약세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뿐, 글로벌 경제 회복이나 펀더멘털 개선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지난 8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3개월간 국제유가, 신흥국 증시 등의 상승세는 모두 달러 약세가 중요한 요인이 됐다면서, 달러화가 방향을 틀 경우 이들 자산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달러 가치는 올 들어 주요 통화대비 4.5% 하락했다. 반면 나머지 위험자산들은 모두 눈부신 상승세를 보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2월 저점에서 69% 올랐다. 금 값은 지난 1분기에 16.5% 상승했다. 신흥국 증시, 채권, 통화도 올 들어 두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했다.
◆ 달러화와 위험자산, 강력한 음의 상관관계 형성
달러 약세가 나타나면 달러로 가격을 표시하는 원자재 가치가 오른다. 또한 신흥국은 자국 통화가 달러 대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 부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이는 신흥국 경제에도 긍정적 소식이다.
모간스탠리는 달러 강세와 위험자산 선호 간의 상관관계가 지난 4월에 -86%로 20년래 가장 강력한 수준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마이너스 상관계수가 커지는 것은 달러가 강세일 경우 위험자산 수요가 감소하고, 달러가 약세일 때 위험자산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경우 국제유가와 신흥국 증시도 하락하게 된다는 뜻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원유 및 신흥시장의 펀더멘탈은 최근 랠리를 뒷받침할 정도로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원자재 수입국인 중국에서는 여전히 원자재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달러가 다시 강세를 나타낼 경우 신흥국 증시 등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
모간스탠리의 그래엄 세커 유럽 주식 전략 부문 책임자는 "최근 위험자산들의 시장 방향에는 달러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됐다"며 "달러 가치가 오르기 시작하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도 금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