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석 KEB하나은행 해운대동백지점 팀장 인터뷰
[부산=뉴스핌 김선엽 기자] "중소기업 회장인 71세 어르신이 은행을 찾아와 저와 상담을 하시더니 이후로 매주 찾아와 1만달러씩을 사더군요. 한 번에 많이도 안 사요. 따박따박 저렇게 투자합니다."
박규석 KEB하나은행 부산 해운대 동백지점 팀장(Private Banker)이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했다. 고객의 신상에 관한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저금리 시대에 적응하는 '부자'들의 행동 방식을 엿볼 수 있었다.
"진짜 부자들은 대외 환경 변화에 대단히 민감합니다. 예외가 없어요"라며 "주식, 환율 등 국제 금융시장 동향에 대해, 부자들은 지금 포지션이 있는가와 상관없이 관심을 가진다"고 그는 전했다.
박 팀장이 겪은 부자들은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을 계속 접하고, 그에 맞춰 본인의 자산을 노출시키더란 얘기다. "그런 변화가 자신의 재산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박 팀장은 강조했다.
박규석 KEB하나은행 해운대동백지점 팀장<사진=김선엽 기자> |
탐욕이나 집착이 아니다. 습관이다. 소위 '부자가 되는 습관'이다. 누군가는 "미국 금리 인상이 나와 무슨 상관이냐"라며 신경 끄고 살지만 계속 자산을 증식시키고 관리하는 부자들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박 팀장은 "공부 잘 하는 사람이고, 건강한 사람이고 그에 맞는 습관이 딱 형성돼 있다"며 "모두가 방법은 알지만 습관으로 만들지 못한 것을, 부자들은 갖췄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박 팀장이 강조하는 것도 '어떤 돈 되는 하나의 정보'가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는 시스템을 갖췄는가'다. 고객에게도 이 점을 부단히 강조한다.
부자들이 갖춘 또 하나의 강점은 '열린 태도'다. 부자들이라면 대부분 자기 사업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자신이 성공한 경험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부동산으로 세 번 승리한 사람치고 다른 상품 얘기를 귀기울이는 경우가 없다"고 그는 아쉬워했다.
KEB하나은행 해운대동백지점 내부 전경<사진=김선엽 기자> |
이어 "어떤 고객은 기존에 알고 있던 경험론적 원칙이 너무 강하다"며 "반면, 계속 자기 자산을 증식시키는 고객은 열린 자세로 외부의 조언에 귀를 기울인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는 박 팀장의 경험이기도 하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펀드가 잘 나가던 시절, 그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펀드를 고객에게 판매하면서 승승장구했다. 박 팀장에게 펀드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한 줄이 워낙 길다보니 1:1로 상당하는 대신 5명의 고객을 한 자리에 앉혀 펀드를 가입시키기도 했다.
"PB되고 나서 펀드로 세 번 이기고 나니 펀드는 내가 왕인 줄 알았다"며 "돌아보니 그냥 시장이 좋았던 것에 불과했다"는 것이 그의 고백이다.
좋은 펀드를 고르는 방법을 그에게 물었다. 고객이나 펀드매니저나 궁금한 대목이다. “펀드매니저가 자주 바뀌지 않는 회사. 오너가 실질적으로 펀드를 관리하거나 관여하는 회사 그리고 자기만의 운영 철학을 고집하는 회사의 펀드를 고객에게 많이 권한다.” 다른 펀드 전문가들의 조언과 박 팀장의 좋은 펀드를 고르는 노하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