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1분기 신흥국 통화 랠리가 끝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조만간 긴축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된데다 최근 강세를 보인 신흥국 통화들이 줄줄이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남아공 랜드화<사진=블룸버그> |
루이스 코스타 씨티그룹 외환전략가는 1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신흥국 통화 허니문은 끝났다"며 신흥 통화 약세를 점쳤다.
남아공 랜드를 필두로 신흥 통화는 1분기 중 일제히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 3년 만에 최대폭으로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이날 달러화 대비 랜드 가치는 2.0% 떨어졌고, 말레이시아 링깃과 터키 리라도 각각 0.5%, 0.7% 절하됐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도 1.1% 하락했다.
특히 랜드화는 프라빈 고단 재무장관의 정치 스캔들로 이달 들어서만 달러화 대비 가치가 11% 넘게 떨어져 2013년 5월 이후 최악의 한 달을 지내고 있다.
코스타 전략가는 "세계 경제 성장은 여전히 어두운데 중국의 부양책은 예상보다 크지 않고 유로존의 주식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국제 무역도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점도 신흥국 통화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연방기금금리 시장에서 4%까지 떨어졌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연준이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6월 금리 인상을 논의한 것으로 밝혀지자 34%로 높아졌다.
약해졌던 달러화는 랠리를 펼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7주래 최고치로 상승했다.
도이체방크의 알란 러스킨 외환 리서치 공동 헤드는 "달러는 2월부터 5월까지 열기를 잃었지만 이제 시장은 연준이 여름에 금리를 올릴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인터랙티브 인베스터의 레베카 오키피 투자부문 헤드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지난 한 주간 상당히 커졌다"며 "시장은 어떤 연준 인사들보다 더 온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시장의) 관심은 신흥국의 금융 취약성으로 다시 한 번 이동하고 있다"고 경고했고 코메르츠방크 역시 "향후 몇 달간 신흥국 자산은 롤러코스터를 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