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포함 자산시장부터 정책까지 쥐락펴락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외환시장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지난 수개월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사이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졌던 환율이 다시 들썩이며 시장의 경계심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두 번째 연방기금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된 데 따른 결과다.
글로벌 주요 통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위안화의 역외시장 하락 리스크에 대한 경고가 고개를 든 한편 노르웨이 크로나를 포함한 상품 통화가 일제히 하락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달러화의 상승 기류가 두드러지자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강달러가 오히려 연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 등 환시 움직임에 투자자들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지난달 연준의 회의 의사록에서 내달 금리인상 가능성이 확인되자 위안화는 ‘미니 크래시’를 연출했다.
역외 홍콩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 달러/위안 환율이 6.614위안까지 뛴 것. 위안화 가치가 달러화의 약세 전환이 본격화됐던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로 밀린 셈이다.
달러화 약세와 중국 경제 지표 개선이 중국발 금융시장 혼란을 진정시켰으나 두 가지 요인이 반전을 이루고 있어 투자자들이 긴장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1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의 칼럼니스트인 알렉스 프란고스는 이른바 위안화 리스크를 다시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의 비둘기파 정책 기조에 후퇴했던 달러화는 강하게 기력을 되찾는 모습이다. 이날 장중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10.38엔까지 뛰었다.
유로/달러는 장중 1.1181달러까지 밀리며 유로화 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7주간 최저치로 밀렸다.
이머징마켓에 대한 달러화 상승 추세는 더욱 뚜렷하다. 이날 달러화는 러시아 루블화에 대해 1.3% 치솟았고, 멕시코 페소화와 터키 리라화, 남아공 랜드화 등에 대해서도 0.2% 내외로 상승했다.
닐 멜로 BNY 멜론 외환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정책자와 투자자들 사이에 내달 금리인상 기대가 높아진 상황에 의사록이 시장에 결정타를 던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달러화를 축으로 한 외환시장의 급변동은 상품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고, 이는 주식시장의 하락을 더욱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코메르츠방크의 울리치 렉트만 외환 전략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상품시장의 랠리가 다시 종료를 맞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호주달러화가 힘없이 밀리는 데서 이를 짐작할 수 있으며, 자산시장이 강달러를 근간으로 자리를 다시 잡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연초 이후 강세를 보인 금값 역시 랠리가 꺾일 것이라는 의견이 번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날 금 선물은 1.5% 밀리며 온스당 1254.80달러에 마감, 3주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화가 추세적인 상승으로 접어들 경우 주요국 중앙은행에 부양책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날 라보뱅크는 특히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 등 상품 수출국의 부양책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밖에 중국 역시 달러화 상승에 따른 자본 유출 사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