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성 전무, 美 강관공장 인수 가시화..이태성 대표는 '잠잠'
[뉴스핌 = 전민준 기자] 세아그룹가(家) 사촌인 이태성 세아베스틸 대표와 이주성 세아제강 전무가 해외 진출을 두고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주성 전무는 글로벌 생산거점 설립에 적극적인 반면, 이태성 대표는 해외투자에 다소 신중히 접근하는 모습이다.
이태성 대표와 이주성 전무는 '동갑내기 사촌형제'로, 이 대표는 세아그룹 고(故) 이운형 회장의 장남이며 이주성 전무는 현 이순형 회장의 장남이다.
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이주성 전무는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미국 출장기간 동안 웨스턴가스파트너스(Western Gas Partners)를 비롯해 현지 에너지‧철강기업들과 강관공장 투자 건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속력 있는 합의단계에까지 이르진 못했으나 올 하반기 안으로 투자규모와 지역 등 제반사항에 대해 최종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투자금액과 법인 운영방안 등을 염두에 뒀을 때 이 전무의 단독투자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로선 기존 철강기업 공장 인수가 유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세아제강의 단독투자(완전소유방식) 결정에는, USP(United Spiral Pipe) 투자 실패사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USP는 지난 2007년 세아제강‧포스코‧US스틸 등 3개사가 합자 투자한 미국 강관공장으로, 현지 철강경기 악화로 재작년 가동을 중단했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철강경기 침체는 표면적인 이유고, 양사가 경영전략을 두고 자주 부딪혔던 점을 위기를 초래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세아그룹 관계자는 "투자금액을 최소화 하면서 세아제강 단독으로 나가는 것이 가장 유리한 방법"이라며 "하지만 해외 투자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주성 전무와 달리, 이태성 대표는 지난 2015년 세아베스틸 등기임원에 선임된 이후 아직까지 뚜렷한 해외 투자 사례가 없다.
최근 들어 해외공장 설립 필요성을 자주 언급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행동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투자금액이 부담되고, 현지 생산보다 국내에서 수출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점 등이 해외 생산기지 확보를 서두르지 않는 이유다.
이에 대해 세아그룹 관계자는 "일단 국내에 투자한 사업을 안정화시키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무리한 진출보다 당분간 내부 장악력을 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올 1분기 세아베스틸은 399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4% 증가한 반면 세아제강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5.4% 감소한 2981억원이었다.
세아그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세아베스틸은 자동차용 특수강 매출처를 다양화하는 전략이 크게 통했지만, 세아제강은 전방산업 수요개선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2분기에는 철강제품 가격 상승에 따라 양사 모두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