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비수기까지 겹쳐 하락폭 확대…철강사 수익 개선 '적신호'
[뉴스핌 = 전민준 기자] 미국의 한국산 도금강판에 대한 덤핑관세 부과조치가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철강'빅3'의 제품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실무자들은 최근 비상회의를 열고 미국의 무역공세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도금강판 공급과잉 시나리오를 가정해 기타 철강제품 가격하락과 수급불안을 막기 위한 안건 등이 다뤄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도금강판은 국내시장에서 이미 포화상태인데 수출물량까지 쏟아져 들어오면 가격 하락은 불가피 할 것"이라며 "열연강판, 냉연강판 등에 대해서도 파급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도금강판 대미 수출량은 지난해 미국 통관기준으로 48만톤이었고, 금액으로 환산시 5억1000만달러다. 전체 수출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분의 1로 독보적인 제1위 수출국이다. 같은 기간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각각 15만t, 동국제강은 10만t, 동부제철은 8만t에 달하는 물량을 미국으로 공급했다.
반면 국내 도금강판 시장은 매년 400만t대로 정체돼 있는데다, 저가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30%로 높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서는 국내 철강사들이 내수판매에 다시 집중할 경우, 현재 t당 90만원인 제품가격이 최대 t당 80만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업계는 올 하반기 도금강판 가격이 떨어질 경우, 열연강판, 냉연강판 등 기타 철강제품 가격도 덩달아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국내 철강시장에서는 7~8월 계절적 비수기 진입을 앞두고, 수요처들의 가격 인하 요청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사들의 최근 생산설비 개보수로 수급불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7월부터 수요 감소 속도가 공급 감축을 능가하면서 철강제품 가격 하락은 불가피 할 전망이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철강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저가 중국산 철강제품의 대량유입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일본‧미국‧유럽이 중국 철강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철강사들이 차후 과잉물량을 한국으로 밀어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 특히 철강업계가 여기에 대해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 하면서, 저가 중국산의 급격한 유입에 따른 국내 철강제품 가격 하락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한국이 수입산 철강에 대해 방어막을 마련하지 못 했다"며 "결국 해외 철강사간 무역 분쟁으로 국내 철강제품 가격까지 휘둘릴 수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