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켜면 얼굴인식..눈코입 부위에 맞춰 가상 메이크업 가능
학습 데이터가 많을수록 정확도 높아져..개인화된 화장품 마케팅 가능성 열려
[뉴스핌=이수경 기자] 뷰티 오프라인 매장을 가지 않고도 화장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서비스가 뜨고 있다. 모바일 쇼핑에 주저하지 않는 15~35세의 '뷰티정크(뷰티제품 매니아)'를 붙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뷰티업체들은 얼굴분석기술을 활용한 뷰티테크(BeaytyTech, 미용과 기술의 합성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메이크업을 가상으로 체험하는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얼굴의 특징점을 추출한 데이터가 있으면 얼굴 부위를 인식할 수 있다. <사진=유캠메이크업> |
얼굴인식기술은 사람의 눈, 코, 입, 눈썹 등 얼굴 부위를 인식하는데, 쉽게 말하면 사람의 관상을 읽는 셈이다. 사람마다 서로 다른 얼굴을 정확하게 인식하기 위해 딥러닝(Deep learning, 심화학습) 기술이 활용되기도 한다. 학습 데이터가 계속 쌓일수록 오차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양병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얼굴 부위에서 외곽선을 추출 후 특징좌표만 찍으면 눈코입이 어디있는지 알 수 있다"며 "이미지 위에 적절한 포토샵 필터를 입히면 가상 메이크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해외 업체 중에서는 로레알(Loreal)의 행보가 눈에 띈다. 로레알의 '메이크업지니어스'앱은 카메라로 얼굴을 스캔하면 립스틱, 아이라이너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커머스를 결합시킨 퍼펙트의 '유캠메이크업' 서비스는 제품을 클릭하면 상품 구매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게 했다. 메이크업 기능뿐만 아니라 헤어스타일, 얼굴 형태 수정 등 셀카 보정 기능도 추가돼 있다.
'라네즈 뷰티미러'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화장품 브랜드인 라네즈 제품을 모바일로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제품을 누르면 화면 상단에 제품 이름이 표시되는데 아직 커머스는 구현되지 않았다.
이처럼 뷰티 분야에서 얼굴분석기술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화장품이 '경험재'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얼굴과 피부 색상 등에 잘 맞는지 미리 체험해보지 않으면 단순히 제품 정보만으로는 구매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실제로 파운데이션과 같은 제품의 경우 50%의 여성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제품을 고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얼굴분석기술과 뷰티와의 결합은 기존 온라인 매장이 지녔던 제품 체험 부문을 보완해준다. 고객은 오프라인 매장을 가지 않고도 자신의 얼굴형과 피부톤, 눈코입 형태에 어울리는 제품을 체험해본 뒤 온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가상 메이크업을 이용한 후 마음에 드는 제품은 장바구니에 담거나 제품 정보를 볼 수 있다. TryItOn(왼쪽)과 뷰티미러 화면<사진=앱 화면 캡처> |
양 연구원은 "이미 커머스 영역에서는 로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 추천 서비스가 많이 이용되고 있다"며 "얼굴 정보를 활용한 인공지능 기술은 보안 비즈니스는 물론, 건강, 뷰티 영역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로그 데이터는 구매내역, 댓글, 가입정보 등 수집 가능한 모든 사용자 정보를 뜻한다.
사용자 얼굴에 대한 학습량이 늘어날수록 정교한 타깃 마케팅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면, 사용자와 비슷한 얼굴형이나 눈매, 피부톤을 가진 사람들이 선호하는 화장스타일이나 화장품을 추천하는 것이다.
네이버가 얼굴분석에 관한 핵심 솔루션을 네이버쇼핑의 뷰티 카테고리에 접목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 중 하나다. 현재 네이버는 '스노우'(캠프모바일)와 '에그'(라인주식회사)를 통해 얼굴분석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에 대해 "네이버쇼핑에 얼굴분석기술을 접목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영상분석 기술의 발달도 가상메이크업을 이용한 타깃 마케팅을 열 주요 기술 중 하나로 점쳐지고 있다. 사진(정지 화상)이 아니라 영상 속 얼굴의 미세한 움직임을 인식해 몰입감을 더해줄 수 있어서다. 홈랜드시큐리티리서치(HSRC)에 따르면 지능형 비디오 분석 시장은 2020년 47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