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스타트업] 28~34 겨냥 시술 예약 서비스 앱 작년 말 출시
미용실ㆍ네일아트ㆍ피부관리ㆍ메이크업 총망라..초반 인기몰이
[뉴스핌=이수경 기자] "뷰티살롱 예약 서비스의 핵심은 짬짬이(짬이 나는 대로 그때 그때)에요.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서비스를 받길 원하는 고객에게 편리성을 제공하고 싶어요."
지난 16일 뉴스핌과 만난 임수진 헤이뷰티 대표는 "뷰티살롱 탐색과 예약하는 데 느꼈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를 만들었다"며 "미용실, 피부관리, 네일아트 등 시술형 서비스 예약에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지난해 6월 창업팀을 본격적으로 꾸린 후 12월 '헤이뷰티'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헤이뷰티는 미용실, 네일아트, 피부관리, 메이크업 등 각종 시술 서비스를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다. 날짜와 원하는 시술을 입력하면 지금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뷰티살롱을 근거리 순으로 보여준다.
임수진 헤이뷰티 대표. 인터파크, 다음, 멜론, SK커뮤니케이션, 마이스페이스, 넥슨 등 굵직한 IT기업에서 국내 커머스 및 플랫폼 기획자로서 다방면의 경험을 갖춰왔다. <사진=헤이뷰티> |
◆ 아직도 전화예약..소비자-매장 불편 호소
임 대표는 1997년부터 19년간 IT서비스 기획으로 잔뼈가 굵다. 검색엔진, 동영상, 인터넷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임, MCN 등 신규 플랫폼의 초창기 서비스를 직접 만들었다. 그랬던 그는 10년 전 미용실, 네일샵, 피부과 전화 예약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직접 서비스 기획에 나섰다.
"여드름 흉터를 치료하고 싶어서 피부과를 다녔어요. 진료를 마치면 1주일 후 예약 방문은 따로 부탁하더라고요. 하지만 회식이나 야근이 잦은 직장인이 1주일 뒤의 미래를 가늠하는 건 정말 어렵죠. 당일 야근이 없어서 가려고 해도 늘 예약이 찼다고만 해요."
네일아트도 마찬가지였다. 인터넷 검색 결과에 표시된 네일아트 샵 14곳에 전화했지만 내 시간에 맞춰 갈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뷰티살롱을 검색하고 예약, 대기하는 데 고객이 들여야 하는 시간 비용을 고려해주지 않았다.
시술 도중에 걸려오는 전화를 응대해야 하는 매장에도 고충은 있다. 전화를 안 받으면 예약손님을 놓치고 전화를 받으면 고객에게 집중하지 못한다. 1~2인 샵에서는 매장관리 매니저를 따로 채용하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
"모든 재화에는 재고와 품절의 개념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서비스는 주문과 예약을 따로 해야 하죠? 애초에 시간대별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매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10년간 임 대표의 머릿속에만 그려놓은 헤이뷰티의 가시화는 지난해 창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본격화됐다. 2015년 4월 기획서를 완료한 이후 CTO와 디자이너가 헤이뷰티 팀에 합류했다. 현재 임 대표를 포함해 총 10명이 헤이뷰티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에 예약하는 편의성에 중점
임 대표는 자신이 겪었던 예약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매장 정보를 확인하고 예약하는 여타 서비스와는 달리 헤이뷰티는 시간을 먼저 검색하고 매장을 선택하도록 했다.
실제로 임 대표가 내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객의 약속 시간과 예약의 시간 텀으로 1~2시간이 많았다. 예를 들어 회사가 선릉이고 오늘 저녁 8시 이태원에 약속이 있다면 중간 거점인 한남동 뷰티샵을 7시에 예약하는 것이다. 현재 시간에서 1시간 후 예약 건수도 많았다.
"약속이 있는데 짬이 났을 때, 지금 바로 할 일이 없어서 시간이 남았을 때 헤이뷰티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많았어요. 단순히 거리나 가격의 문제보다는 시간의 효용성을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다 싶었죠."
이에 힘입어 지난 12월 오픈 이후 누적 예약수는 4475건이며 누적 매출은 1억9000만원에 이르렀다. 재구매율은 38%이며 3회 이상 헤이뷰티를 이용한 고객만도 17%다. 뷰티 서비스 특성상 재구매 주기가 길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꽤나 고무적인 수치다.
임수진 헤이뷰티 대표는 재고와 품절의 개념을 서비스에 도입했다. 서비스를 이용받을 수 있는 시간을 구매한다는 것이 골자다. <사진=헤이뷰티> |
◆차별화 전략 "니치 타겟팅, 수요형 영업, 품질 관리"
카카오는 모바일 헤어샵 예약 서비스인 '카카오헤어샵'을, 네이버는 지역검색플러스(+)헤어샵을 준비하고 있다. 헤어샵 검색 및 예약이라는 측면에서 영역이 겹친다.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의 시장 진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임 대표는 "여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뷰티서비스 측면에서 미용실 이용 비중은 크지 않은 편"이라며 "누구나 이용하는 보편적인 서비스보다는 젤네일, 왁싱, 속눈썹 등 미용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뷰티 토털 서비스가 우리의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헤이뷰티의 타깃 고객층은 28~34세의,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 미혼 직장 여성이다. 자신을 꾸미는 일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고객만을 겨냥했다.
헤이뷰티는 입점 매장수만 따지는 다른 플랫폼 사업자와는 달리 품질 관리에 철저하다. 예약관리 불량 업체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한 매장의 월 주문횟수가 10회 이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수치는 헤이뷰티에 입점한 매장들의 평균 예약건수를 기준으로 했다.
공격적인 마케팅 대신 고객 수요형 영업을 채택한 것도 차별점 중 하나다. 고객이 헤이뷰티 앱을 켠 위치를 기반으로 매장을 늘려나가는 전략이다. 이용자 니즈가 많으나 헤이뷰티에 입점함 매장이 없는 지역에만 영업 인력을 파견하는 것이다.
이 덕분에 요즘에는 자발적으로 입점 의사를 밝히는 매장도 늘어나고 있다. 헤이뷰티를 써본 매장에서 SNS 홍보를 해준 덕에 입소문도 나고 있다.
올해는 서울과 분당, 일산 뿐만 아니라 수도권 전역으로의 지역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34세~42세 주부들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거듭나는 것도 장기적인 목표 중 하나다. 글로벌 진출과 노쇼(예약불참) 페널티 정책도 도입될 예정이다.
임 대표는 "O2O 서비스의 관건은 고객이 기대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검증된 품질을 보여주는 한편 오프라인 업소와 상생하는 것"이라며 "예약 서비스의 편리를 제공하면서도 건강한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