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독일 영국 등 일제히 사상 최저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일본과 독일, 영국 등 주요국 벤치마크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가 5일 앞으로 다가온 데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둘러싼 불안감이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달러 유로 등 주요 통화 <출처=블룸버그> |
여기에 글로벌 경제 성장률 둔화 우려 및 월가 구루들의 비관적 전망까지 투자자들의 ‘리스크-오프’를 부추겼다는 평가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시장으로 ‘러시’를 이루고 있지만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선택의 폭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국채 수익률이 브레이크 없는 하락을 연출하고 있지만 ‘사자’가 끊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10일(현지시각) 장중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0.017%까지 밀리며 이른바 ‘서브 제로’ 진입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마이너스 0.15%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 기록을 다시 세웠고, 영국 10년물 역시 브렉시트 투표를 앞둔 가운데 1.215%로 최저치를 찍었다.
미국 10년물 국채로도 자금이 홍수를 이루며 장중 1.632%까지 하락했다.
유럽 증시가 2% 이상 급락한 것을 포함해 글로벌 주요 증시가 일제히 가파르게 떨어진 반면 국채 매입이 후끈 달아오른 것은 굵직한 변수들을 앞두고 투자심리가 급랭한 상황을 반영하는 단면이다.
테올로지스 차프살리스 HSBC 채권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주식시장을 지탱했지만 고용 지표 발표 이후 신뢰가 크게 꺾이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후퇴할 경우 나머지 글로벌 경제는 말할 것도 없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와 거리를 바짝 좁혔고, 국제 유가가 2월 저점 대비 두 배 가까이 뛰는 등 위험자산이 최근 수개월 사이 강세장을 연출한 가운데 통화정책과 브렉시트, 성장률 등 불확실성이 한꺼번에 불거졌다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점차 비전통적인 수위를 더하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위험자산의 투자 리스크를 높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는 최근 “자산운용사들이 통화정책을 둘러싸고 앞으로 더욱 경계감을 갖게 될 것”이라며 “정책자들은 예기치 않은 결과를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탈 펀드매니저 역시 10조달러에 이르는 마이너스 수익률 채권이 어느 날 폭발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토마스 플루타 JP모간 글로벌 채권 헤드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국채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전자산이 희귀하기 때문에 자금이 국채시장으로 밀려들고 있다”며 “당장 눈앞에 닥친 리스크는 내주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보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