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부분변경 모델 출시 후, 판매량 오히려 하락
[뉴스핌=송주오 기자] 한국지엠 제임스 김 사장이 중형 SUV인 캡티바 판매 부진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지난 3월 캡티바 부분 변경 모델이 출시됐음에도 불구, 판매량이 오히려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캡티바 부진은 김 사장이 CEO로 선임된 뒤, 첫 차라는 점에서 뼈아프기만 하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캡티바는 올해 누적 판매량 849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78.7% 주저앉았다. 지난 3월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음에도 신차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이다.
캡티바 부분변경 모델은 제너럴모터스(GM) 자회사인 독일 오펠(Opel)사의 유로6 디젤 엔진과 일본 아이신(Aisin)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게 특징이다. 또 휴대폰과 연결해 내비게이션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마이링크와 사각지대 및 후측방 경고장치 등을 갖췄다.
이처럼 비교적 검증된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을 적용하고, 최신 편의사양을 달았지만 디자인적 변화는 거의 없다. 앞모습은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기를 키웠으며 헤드램프에 LED 주간주행등을 장착한 정도다. 뒷모습은 머플러 위치만 차이날 뿐, 기존 디자인과 큰 차이가 없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캡티바의 판매량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월 평균 709대의 판매량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부분변경 출시 후 성적은 월 평균 422대로 40.5%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경쟁 모델인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차 쏘렌토는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같은 기간 싼타페는 3만2209대의 판매고를 기록, 전년 대비 12.9% 증가했다. 쏘렌토도 15.5% 늘어난 3만6562대 판매됐다. 캡티바의 부진은 신차 출시 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인 쌍용차 티볼리와 비교해도 더욱 선명하다.
한국지엠 내에서도 캡티바의 부진은 단연 돋보인다. 지난 1월 한국지엠 사장 겸 COO(최고운영책임자)에서 CEO로 선임된 뒤 김 사장은 스파크의 경차 1위 탈환과 신형 말리부의 흥행 돌풍을 이끌었다. 특히 신형 말리부는 사전계약 8일만에 1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국내 중형차 가운데 가장 빨리 달성한 기록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캡티바의 판매 개선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업계 일각에선 "캡티바 존재감 자체가 사라져가고 있다"는 시각을 내보이고 있다.
캡티바의 부진은 하반기에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르노삼성차에서 QM5 후속인 QM6 출시를 계획하고 있어서다. SM6의 디자인을 계승한 QM6는 벌써부터 소비자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형 SUV 시장은 싼타페와 쏘렌토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도 높고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신형 말리부의 흥행 공식처럼 디자인과 성능, 가격 등에서 두루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력이 부족하면 영업력도 힘을 쓰지 못한다'는 의미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