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 부작용 지적도…중앙은행 유동성 공급 대비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불안 등으로 신용 리스크가 커지면서 단기자금조달시장(money market)에 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각)자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보여주는 선도금리계약/오버나잇인덱스스왑(FRA/OIS) 금리차(스프레드)는 이날 2012년 이후 최대치로 벌어졌다.
유로와 엔화, 파운드, 스위스프랑을 달러로 바꿀 수 있는 3개월물 베이시스 스왑은 마이너스 44bp으로 작년 12월 이후 최저치까지 밀렸다. 이는 유럽 등 외국 은행권이 통화 스왑을 위해 내야 하는 프리미엄이 리보(LIBOR)금리보다도 높아졌음을 의미하며 유럽 금융위기 불안이 고조되던 2012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출처=블룸버그> |
이처럼 단기금융시장이 요동치는 데는 브렉시트 불안 요인이 작용한 점도 있지만 지난 금융위기 이후 규제당국이 도입한 변화의 부작용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라면 아비트라지 기회를 적극 활용하려 했을 은행들이 규제 강화로 높아진 비용 때문에 몸을 사리고 있어 오히려 가격 변동폭을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라잇슨 ICAP LLC 수석 이코노미스트 러우 크랜덜은 규제에 대응하느라 트레이더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가 높아졌다며 “이러한 불안감을 감안하면 스프레드가 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TD증권 글로벌 금리전략 대표 프리야 미스라는 “리먼 브라더스 파산 때나 지난 유럽 금융위기 당시처럼 달러 부족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며 “리먼 사태때보다는 규모가 적을 수는 있지만 달러가 부족해 진다는 핵심은 상당히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 스위스 중앙은행(SNB) 관계자들은 오는 23일 영국이 브렉시트를 선택할 경우 악화될 자금경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 유동성 공급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크레디트스위스 미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졸탄 포자르는 “대형 중앙은행들이 무제한 스왑라인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어 상황이 추가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런 제도들이 시장 안정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