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산ㆍ우한, 차강판 점유율 60%로 급상승…한국산 입지 약화 우려
합병법인, 중국 철강시장 가격주도권 강화
[뉴스핌 = 전민준 기자] 중국 내 2위 철강사인 바오산강철과 중국 내 6위 우한강철이 합병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출고 대기 중인 자동차강판<사진=현대제철> |
2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바오산강철과 우한강철의 합병은 중장기적으로 포스코 등 국내 철강사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차강판 등 주요 철강제품에서 한국산 입지가 좁아지면서 발생한 공백을 양사의 합병법인이 파고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차강판 시장 점유율 50%를 기록하고 있는 바오산이 우한강철(10%)과 합치면 60%로 높아질 것"이라며 "국내 철강사들의 중국향 차강판 수출을 포함해 현지 생산 감축까지 다양한 변수가 작용할 것이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 철강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바오강은 합병 후 시장점유율이 더 높아지면 가격결정권 등 시장 헤게모니를 완전히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차강판을 포함한 고급 철강제품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해 기타 철강업체들과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 생산·유통채널을 공고히 해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며 "여러 시나리오를 고려해 전략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철강업계에서는 바오산철강과 우한강철의 합병추진이 중국정부 차원에서 진행 중인 철강기업 구조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의 합병계획은 중국 정부의 철강업체 공급개혁 움직임과도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3월 개최된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중국정부는 향후 5년간 철강 1억~1억5,000만톤을 감축하고 신규 철강사업 승인을 중단하키로 발표한 바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자율적인 것이 아니라 중국 정부가 대외적으로 과잉 설비를 줄여 효율적인 철강사를 만들겠다는 원칙을 대내외적으로 선언한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중국내 대형 철강사가 탄생해 자국 시장 영향력은 더 강화될 것이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