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6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이룬 가운데 유럽증시가 강한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유로존 성장률 후퇴를 경고했지만 이날 주가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 |
8일(현지시각) 스톡스 유럽 600 지수는 5.23포인트(1.62%) 뛴 327.35에 거래됐고, 독일 DAX 지수 역시 210.88포인트(2.24%) 랠리하며 629.66포인트까지 올랐다.
영국 FTSE100 지수가 56.85포인트(0.87%) 상승한 6590.64에 마감했고, 프랑스 CAC40지수도 전날보다 72.83포인트(1.77%) 강하게 오르며 4190.68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600 지수는 한 주간 1.5% 상승했다. 브렉시트 충격에 따른 하락 압박에 강한 저항력을 보인 셈이다.
영국 소비자신뢰지수가 대폭 하락했고, IMF가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렸지만 투자자들은 장 마감 전 발표된 미국의 고용 지표에 주목했다.
지난 6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8만7000건 급증, 5월 지표 악화가 추세적인 경기 하강을 예고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투자자들이 안도감을 드러냈다.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를 빌미로 서둘러 금리인상을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주가 상승을 부채질한 것으로 해석된다.
토니 베디키안 시티즌스 뱅크 이사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연준 정책자들이 금리인상 결정을 내리기 앞서 한두 달 고용지표를 더 지켜볼 것”이라며 “여전히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영향이 온전하게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도 연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밖에 JP모간이 유럽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하고, 매수를 권고한 것도 이날 주가 상승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영국 7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994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시장조사 업체 Gfk가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실시한 서베이를 통해 집계된 7월 소비자신뢰지수가 마이너스 9를 기록, 전월 마이너스 1에서 대폭 하락했다.
2분기 영국 무역수지 적자도 대폭 늘어났다. 5월 무역수지 적자는 23억파운드로 저누얼 20억파운드에서 크게 증가했다.
5월 수출이 4.4% 감소했지만 적자가 급증한 것은 브렉시트 결정 이전 이미 실물경기가 한파를 내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IMF는 영국의 EU 탈퇴에 따라 유로존 경제 성장률이 꺾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1.7%에서 1.6%로 하향 조정됐고, 내년 전망치 역시 1.7%에서 1.4%로 떨어졌다.
IMF는 또 올해 인플레이션이 0.2%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유럽중앙은행(ECB)에 양적완화(QE) 확대를 주문했다.
이날 골드만 삭스는 영국 주요 은행의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 브렉시트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가는 강세를 나타냈다. RBS가 전날보다 6.4% 랠리했고, 바클레이즈와 로이즈 역시 각각 3.3%와 5.8% 뛰었다.
자동차 섹터도 강하게 상승했다. 지난달 중국 자동차 판매가 19.4% 급증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한 가운데 르노와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 주요 종목이 각각 5% 이상 올랐다.
이 밖에 광산주 글렌코어와 BHP 빌리턴이 각각 0.8%와 2% 상승했고, 브렉시트 파장에 하락 압박에 시달렸던 영국 주택 건설업체 테일러 윔피와 보비스 홈스 그룹, 벨웨이 등이 일제히 8% 내외로 뛰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