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시장 급성장에 따른 전략적 조치
[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 당국이 국유기업 개혁의 일환으로 대형 국유 여행사인 중국국여그룹(中國國際旅行社總社有限公司,CITS)와 항중여그룹(中國港中旅集團公司,CTS)을 통합키로 했다. 이로써 자산규모 최소 1200억위안(약 20조5000억원)의 초대형 국유 관광기업이 탄생하게 됐다.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이 최근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 소속 중앙 국유 관광기업인 중국국여그룹을 또 따른 국유 관광 기업인 항중여그룹에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비준했다.
중국 최대 단일여행사 중국국여 <사진=바이두> |
중국국여그룹은 지난 2004년 중국 국제여행사총사(中國國際旅行社總社)와 중국 면세품총공사(中國免稅品(集團)總公司)의 합병으로 출범한 대형 국유기업이다. 중국국여그룹은 산하에 상장사인 중국국여(中國國際,601888) 외에 232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특히 중국 관광업계의 미래 먹거리인 면세점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내 최대 단일 여행기업으로 꼽히는 국여그룹의 자산규모는 200억위안(약 3조50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여그룹을 품에 안은 항중여그룹은 지난 1928년 설립된 홍콩중국여행사(香港中國旅行社)를 전신으로 한 초대형 중앙 국유기업으로, 홍콩에 적을 두고 4대 본토 자본 중 하나다. 2005년과 2007년 중국 초상여행총공사(招商旅行總公司)와 중국중여그룹(中國旅行社總)을 흡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관광업을 주축으로 인프라투자, 부동산 개발, 물류 등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항중여의 지난 2015년 말 기준 이 기업의 자산규모는 1000억위안(약 17조원)에 육박한다.
두 기업의 통합으로 자산규모 최소 1200억위안 규모의 초대형 관광기업이 탄생할 전망이다. 이는 중국 관광업계 사상 최대규모의 빅딜인 동시에, 고속철 기업 남(南)-북(北)차, 해운기업 중국외운(中國對外貿易運輸)-초상국(招商局) 합병에 이은 메머드급 국유자산 통폐합이다. 중국 정부는 국유기업 개혁의 일환으로 지난 몇 년 동종 업계 우량 기업 간 통폐합을 추진해 오고 있다.
동시에 이번 통합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중국 내 관광 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몇 년 해외여행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중국 국내·외 관광산업을 포괄할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해졌다는 것. 실제로 중국국여그룹의 관광사업이 국내(입국) 여행 분야에 치우쳐 있는 반면 항중여그룹은 해외여행(출국) 사업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리몐 중국 기업연구원 수석 연구원은 “중국의 여행시장은 중소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시장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병폐를 안고 있었다”며 “대형 관광기업간의 통합이 중국 여행업계 전반의 코스트를 줄이고 개별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중국국여그룹이 항중여그룹에 통합되는 것에 대해 “해외 여행에 사업이 집중돼 있는 강중여를 구심점으로 삼아 향후 중국인들의 출국 여행 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해외여행을 합친 중국의 관광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8% 증가한 4조위안(685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해외 출국자수는 1억2800만명으로 10% 가까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0년 중국의 해외여행객이 연간 2억명을 돌파 관련 지출이 4000억달러(46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