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실업, 패션기업 향해 보폭 넓혀
[뉴스핌=전지현 기자]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70)은 최근 패션기업을 향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 회장은 지주사 한세예스24홀딩스를 진두지휘하며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사업에만 집중했던 한세실업을 최근 2년새 패션기업으로 재편하고 있다.
2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ODM 전문기업 한세실업은 지난 22일 토종 패션회사 MK트렌드 지분 40%를 인수하며 패션기업을 향한 성장 동력을 강화했다.
<출처=한세예스24홀딩스> |
이날 한세실업은 MK트렌드 최대주주 김상택 회장과 김상훈 사장이 보유한 총 56.04% 가운데 40% 해당하는 주식 505만9806주를 1190억원에 취득했다. MK트렌드는 연매출 2900억원 규모로 TBJ, Andew, BUCKAROO와 라이선스 브랜드인 LPGA, NBA를 보유했다.
캐주얼 진브랜드 FRJ를 인수한지 1년여만의 일이다. 최근 몇년새 글로벌 제조·직매형 의류(SPA) 공략에 ‘정체의 늪’에 빠진 패션업체들과 대조적인 행보다.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면, 김 회장은 한세실업을 통한 패션사업 확장 의지를 더욱 보여준다. 지난 2011년, 한세실업은 유아동복 전문 유통기업 ‘드림스코’(현 한세드림)를 인수하며 사업을 패션 유통업으로 확장했다.
이후 한세드림 자체 유아동 브랜드 ‘컬리수’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는 한편, 지난해부터는 북유럽 스타일 유아복 브랜드 ‘모이몰른’을 국내 및 중국에서 동시 론칭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세드림과 FRJ를 한세실업 자회사로 편입, 본격적인 패션기업 착수에 돌입했다.
이번 인수로 섬유제조기반 상장사 한세실업은 유아복부터 진, 골프웨어까지 캐쥬얼라인을 갖춘 패션기업으로 발판을 마련했다.
김 회장은 입버릇처럼 "나이키 같은 제대로 된 글로벌 의류 기업을 우리가 주도적으로 개발해 만들고 싶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한세실업이 주로 매출을 올려온 미국 OEM시장의 부진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한세실업이 미국에 OEM으로 납품해온 나이키, 아베크롬비, 갭, 자라, 랄프로렌 등 주납품브랜드 실적이 미국 의류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해서다.
아울러 미국내 패션시장의 위축도 한세실업에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 되고 있다.
GAP은 지난 2009년 이래 현재까지 513개의 매장을 폐쇄시켰다. 지난해 128개 매장을 폐쇄하고 대신 34개 매장을 신설해 전체 매장수가 866개다. GAP은 향후 수년간 175개 매장을 더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아베크롬비 앤 피치 역시 지난 2009년 이래 235개 매장을 폐쇄시켜 현재 미국 내 매장수가 340개. 올해 안에 60개를 더 줄일 방침이다. 폴로(polo) 브랜드로 유명한 랄프로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억8200만달러로 전년보다 43.76% 줄었다. 실적 악화로 최근 전체 인력 8%에 달하는 1000여명 직원을 감원하고 50개 매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한세실업은 이번 MK트렌드 인수 배경으로 ‘중국사업 강화’를 꼽고 있다. 하지만 엠케이트렌드 NBA중국 사업은 지난 2014년 5월 중국에 진출, 아직 초기 단계다. 또 중국 NBA 라이센스 계약 만료는 내년 9월로 중국사업 지속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우려도 제기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한세실업은 미국 주고객처에 대한 OEM 부분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새로 인수한 브랜드들과 한세실업 OEM이 시너지를 날지는 더 두고 볼 문제”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