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매 주문·거래량 축소 등 단기 모멘텀 '한계'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이 일시적으로 심리적 지지선인 100엔 밑으로 무너졌다.
16일(현지시각) 뉴욕 환시의 달러/엔 환율은 장중 99.55엔까지 밀리며 지난 6월23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결정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렉시트 당시 달러/엔 환율은 99.08엔까지 밀렸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강세 흐름이 전개됐고, 뉴욕시장에서는 이 흐름을 받았다. 또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지수가 기대 이하로나오면서 금리인상이 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형성되자 달러 매도세가 강화됐다. 닛케이주가지수가 급락하고 뉴욕 주가지수도 약세를 보이면서 엔화로 안전도피 흐름도 가세했다.
그러나 뉴욕연방준비은행의 더들리 총재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하자 방향이 바뀌어 100.54엔까지 튀어 올랐다.
엔화 가치는 이날 하루 동안에만 달러 대비 1.3% 정도 올랐고 지난 3주 동안에는 5.9%가 뛰었다. 연초 대비로는 20% 넘게 치솟은 수준이다.
최근 엔화 강세는 달러 약세에 대한 상대적 움직임으로, 이날 주요 6개통화로 산정되는 ICE 달러지수(DXY)는 94.43으로 역시 브렉시트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레이더들은 금융시장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적었던 데다 손실이 났을 때 추가 손실을 줄이도록 하는 손절매(Stop-loss) 주문이 많았던 점도 엔화 강세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ABN암로 선임 외환전략가 로이 테오는 달러/엔 환율이 100엔 아래를 계속 유지할 것 같지는 않다며 “엔화 강세가 손절매 주문에 인한 것으로 단기적 모멘텀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뉴욕 환시마감 시점에 달러/엔은 100.25엔에 호가됐다. 17일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00.65엔까지 좀더 반등했다. 전날 도쿄 환시 종가보다는 0.33% 오른 수준이다
달러/엔 환율 1년 추이 (엔화 가치와 반대) <출처=블룸버그> |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