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차별화된 전략으로 성장세 지속
주도주 지위 상실에 따른 대형주들 부진
[뉴스핌=박민선 기자] 증시가 상승세를 탈 때면 한번쯤 눈길이 가게 되는 증권주. 하반기 증시가 2000선을 넘어서면서 안정된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 사이에서 증권주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
다만 최선호주 자리를 꿰차고 달리던 대형사들이 실적 부진과 성장성 한계 등을 이유로 이전만큼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전략 차별화에 성공한 일부 중소형사들은 상대적 선방을 하고 있어 과거와는 달라진 증권주 투자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5개사 가운데 작년 연말대비 가장 뛰어난 수익률을 거둔 것은 키움증권. 올해 들어 21.6%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14개사의 평균 수익률(-1.2%)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동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3.9%보다도 4배 이상 높다.
키움증권이 리테일 부문에서 차별화된 정체성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이어간 것이 고공행진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2분기 키움증권의 국내주식 약정 점유율은 전분기대비 1.6%포인트 상승한 17.4%로 개인투자자 대상으로는 25.5%를 넘긴 상태. 일평균 신규계좌수도 2분기 현재 1580개 수준으로 전기대비 100개 가량 늘어났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체 약정 중 온라인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키움증권의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증가할 수 있고 비대면채널 계좌 개설의 비중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여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PI에서의 안정적 성과, 비증권 부문의 실적 양호 등을 감안하더라도 키움증권의 주가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평가다.
수익률 기준 두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인 것은 동기간 10.2% 오른 미래에셋증권. 초대형사로 발돋움한 미래에셋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자기자본 기준 2위권사 대비 약 2배에 달함에 따라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과 꾸준히 증권사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부분은 앞으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포인트다. 특히 해외사업 확장 등이 탄력받을 경우 독보적인 차별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다.
교보증권, HMC투자증권, SK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은 나란히 뒤를 이어 2~3%대 수익률을 보이며 허리 역할을 했다. 그 중에도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2개월간 7.61% 상승하며 실적 개선에 따른 상승 흐름에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최근 들어 IR 행사 요청이 잦아지고 있다"며 "실적 발표 후 저가 매수를 노리는 기관이나 애널리스트들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반면 NH투자증권(-0.5%)과 미래에셋대우(-14.8%), 그리고 삼성증권(-15.2%)과 한국금융지주(-15.8%) 등 대형사들은 일제히 부진한 흐름이다. 특히 삼성증권과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2개월 단기 수익률 기준으로도 나란히 최하위를 기록, 3조원대 증권사들의 성장 전략 관련 불확실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최근 한달간 한국금융지주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한 곳은 ▲교보증권 (7만2000원→5만5000원) ▲키움증권 (6만7000원→6만2000원) ▲신한금융투자 (5만6000원→5만3000원) 등이다. 삼성증권에 대해서도 교보증권, KB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은 동기간 목표가를 하향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증권에 대해 주도주로서 프리미엄 상실, 인수합병(M&A) 관련 불확실성 노출, 고객예탁자산의 정체 등이 하락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6월말 기준 삼성증권 고객예탁자산은 173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2조8000억원 줄어든 상태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증권이 주도주에서 탈락하면서 그동안의 프리미엄이 빠지고 있다"며 "대형사간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고 자산증가 등이 나타나지 않음에 따라 디스카운트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금융지주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1년간 40% 이상 하락하며 증권주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는데 여전히 회복 기미는 없다. 작년부터 이어진 M&A 이슈에 따른 증자 리스크에 2분기 실적마저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운용사 한 펀드매니저는 "정부의 초대형IB육성 방침에 따라 몸집을 불리고 있는 대형사 집단과 차별화된 수익구조를 확보하기 위한 중소형사들로 이분화된 분위기"라며 "증권주 전반이 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지 않지만 특히 향후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있는 종목들은 당분간 부진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