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재무책임자 등 고위 경영자 8월 '팔자'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달 들어 애플의 주가 랠리를 놓친 것은 월가의 펀드매니저들만의 얘기가 아니다. 애플의 내부자 역시 주식을 팔아 치웠다가 5년래 최대 주가 상승에 따른 ‘대박’ 기회를 잃고 말았다.
내부자들의 주식 매도 사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월가 애널리스트 사이에 애플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대한 회의론이 번지는 상황에 핵심 경영자들이 지분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자 투자자들이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이폰7 <사진=애플> |
21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애플의 고위 경영진 5명이 보유 지분을 상당 규모로 처분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는 애플의 최고재무책임자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주식 매도가 아이폰7의 공개를 앞둔 시점이었다는 사실은 애플의 실적 향방에 대한 경영진의 시각을 엿보게 하는 부분이다.
루카 마에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와 브루스 시웰 이사가 지난 8월 매도한 물량만 총 183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애플 주가가 9% 이상 떨어진 데다 아이폰7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저조한 상황에 월가 펀드매니저와 애플 경영진이 동반 ‘팔자’에 나섰던 셈이다.
하지만 이들은 아이폰7의 사전 예약 판매가 급증하면서 9월 애플 주가가 가파르게 치솟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달 들어 애플 주가는 7%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웠고, 일부 월가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인사이더인사이트닷컴의 조나단 모어랜드 리서치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주식을 매도한 내부자들은 후회막급일 것”이라며 “주가 반등 시기와 재료는 고위 경영자들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이후 292개에 달하는 펀드 업체가 애플 주식을 전량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애플 주가가 11% 랠리하며 5년래 최고 상승 기록을 세웠지만 월가의 펀드매니저와 경영자는 눈 앞에서 고수익률 기회를 놓친 셈이다.
한편 애플은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매출 증가를 나타냈지만 올해 연간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