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연준 최고의 기회 놓쳤다"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9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한편 12월 인상 의지를 밝혔지만 월가에서는 하루만에 회의론이 번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9년여만에 금리를 올린 연준이 올해 끝내 단 한 차례의 추가 인상도 단행하지 못한 채 한 해를 보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을 중심으로 연준의 초저금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모으고 있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12월 금리인상 관련 발언보다 점도표를 통해 중장기 통화정책 기조가 한층 더 온건해진 상황이 확인된 데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22일(현지시각) 뉴욕증시는 장 초반 전날에 이어 강한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다우존스 지수가 0.7% 뛰었고,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도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
달러화는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데스는 장중 0.5% 가량 떨어졌다.
월가 투자은행(IB)과 애틀란타 연방은행이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3% 선에서 제시하고 있지만 최근 발표된 매크로 지표를 감안할 때 하반기 성장률이 기대만큼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여기에 유럽과 일본의 통화완화 기조 역시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스콧 렌 웰스 파고 인베스트먼트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금리를 동결할 핑계거리는 늘 있다”며 “국내 지표부터 해외 리스크까지 걸림돌이 없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전날 회의를 마친 후 금리인상 여건이 강화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올해 성장률 전망을 종전 2.0%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고용이 탄탄하게 개선되고 있지만 미국 경제 성장의 중추에 해당하는 민간 소비가 둔화되고 있고, 제조업 경기는 장기간에 걸쳐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인플레이션 역시 정책자들의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이 제시하는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58%로, 연준 회의 이전과 흡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스 레데커 모간 스탠리 외환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달러화는 당분간 내림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약 5%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조지 데이비스 RBC 도미니온 증권 애널리스트는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은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아니라 2017년과 2018년 통화정책이 비둘기파에 기울 것이라는 관측을 근거로 매매하고 있다”며 “달러화는 추가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 호워드 골드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금리인상의 최고의 기회를 놓쳤다고 주장했다.
고용을 포함한 국내 지표와 국내외 금융시장의 안정, 여기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포함한 해외 리스크 등을 감안할 때 9월 회의가 최적의 기회였다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