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그랜저ㆍ모닝 빼면 ‘신차 가뭄’…파업 여파에 지난달 국산차 생산ㆍ내수ㆍ수출 동시 추락
[뉴스핌=김기락 기자] 국산차 업계가 최악의 4분기를 맞을 전망이다. 4분기 출시할 신차가 두 종뿐인데다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차 업체의 지난달 내수, 수출, 생산 등은 동시에 주저앉았다.
2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등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내수는 10만8617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3% 줄어든 수치로, 올들어 8월까지 5.5% 증가한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수출은 감소폭이 더 크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14만506대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 올해 1~8월 14.4% 감소폭을 넘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판매는 16% 감소한 24만9123대로 나타났다. 올들어 8월까지는 274만1899대 판매, 7.8% 줄어들었다.
지난달 생산도 23.8% 줄어든 21만7097대에 머물렀다. 현대차는 7만5571대를 생산,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해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8만8838대로, 16.7% 줄었고, 한국지엠도 29% 감소한 2만5740대로 나타났다.
반면,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는 생산량이 늘었다. 르노삼성차는 1만6641대 생산해 50.5% 증가했고, 쌍용차도 9% 오른 1만1524대 생산했다.
현대차 노조가 26일 전면파업에 이어 27일부터 30일까지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 공장<사진=현대차> |
이처럼 생산을 비롯해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쪼그라든 것은 휴가철 근무일수가 줄어든데다,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의 파업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는 7월 19일부터 8월까지 총 14차례 파업, 자동차 6만5000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금액으로는 1조5000억원 규모다. 같은 기간 기아차와 한국지엠도 파업해 생산 차질이 생겼다. 현대차 노조는 26일 전면파업에 이어 오는 30일까지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4분기 국산차 업계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신형 그랜저와 기아차 신형 모닝 두 종을 제외하면 국산 신차가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11월 중순 신형 그랜저를 출시하기로 했고, 기아차도 연말 신형 모닝을 출시할 방침이다. 한국지엠은 신차가 없지만 상품성을 개선한 부분 변경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달부터 신차 QM6 판매를 시작한 르노삼성차도 4분기 신차가 없다. 또 쌍용차도 신차가 없기는 마찬가지여서 ‘신차 가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현대차 파업으로 인해 이달 말 아산공장에서 예정된 신형 그랜저 조립 교육이 연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사라진 7월부터 최근까지 자동차 내수 및 수출 등이 동반 하락했고, 현대차 파업 등으로 4분기 판매가 적신호”며 “내일부터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로 인해 국산차 업체가 PR 등 행사를 축소, 판매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