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장기금리 0.5%p 떨어지면 국내 물가 0.2%p 하락
[뉴스핌=김선엽 기자] 주요국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저환율(원화 강세)을 유발, 국내 인플레이션을 떨어뜨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원화 환율과 국내 물가에 뚜렷한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정책연구부 남민호 과장, 정재욱 과장, 강규휘 조사역은 5일 '주요국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저자들은 2009~2014년 중 4개 주요국(미국, ECB, 영국, 일본)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주요국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은 환율경로를 통해 국내 인플레이션을 다소 하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국 중앙은행의 2008년 말 대비 2015년 말 현재 증권보유액 증가 규모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 3조7000억달러, 일본은행 2조1000억달러, 유럽중앙은행(ECB) 1조1억달러 등이다.
이에 따라 장기금리(국채 10년물 유통수익률 기준)는 같은 기간 동안 4개 주요국 평균 2.3%에서 1.2%로 1.1%p 하락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늘어난 글로벌 유동성이 우리나라로 유입돼 원화 강세를 유발했다. 이는 원화기준 수입물가를 하락시킬 가능성이 있다. 실증분석 결과, 주요국 장기금리 평균 수준이 0.5%p 하락하면 원화 환율은 해당 월에 미달러화 대비 2.5%p 내외 떨어지고,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개월 이후 0.2%p 가량 하락했다.
보고서는 "미 연준의 비전통적 통화정책 운용은 미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및 국내 인플레이션에 상대적으로 뚜렷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ECB의 경우에는 환율 변동률은 하락시켰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에는 다소 불확실한 음(-)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편 일본은행 및 영란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영향은 달러/원 환율 및 국내 인플레이션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별 증권보유액 증가에 대한 미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및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반응<출처:한국은행> |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