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중임제면 개헌할 필요 없어", "선거제 개편 우선돼야"
[뉴스핌=장봄이 기자] "대통령 단임제로 정책의 연속성이 떨어지면서 지속가능한 국정과제의 추진과 결실이 어렵고, 대외적으로 일관된 외교정책을 펼치기에도 어려움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오전 국회 시정연설에서 현 시점에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이 같이 말했다. 사실상 4년 중임제 방식의 개헌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청와대는 "4년 중임제냐 내각책임제냐 분권형이냐는 상정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개헌 방식에 대한 여야의 논의가 정치권에서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은 5년 단임제 현행 헌법에 대해 개헌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일관되게 말해왔다"며 현행 5년 단임제의 한계를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7년도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 대표는 이어 "특정 정권이나 특정 정당, 특정 정치인 위주의 개헌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일관되게 밝혀 왔다"며 "전문가들과 국민의 의견을 받아 '제로그라운드(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민 여론조사에서 70% 이상이 5년 단임의 한계를 얘기하고 있는 만큼 이것이 어쨌든 국민도 국회도 대세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다"며 중임제 개헌에 무게를 실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도 이날 대통령의 개헌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히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국가체제를 촉구했다.
김 전 대표는 "국민들이 꼭 필요한 법과 제도를 신속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개헌을 통해 국회 의사결정구조를 바꿔야 한다"면서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현행 지방행정제도도 전면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개헌 논의를 더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여야와 행정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범국민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긴급 제안한다"고 말했다.
◆ "개헌 논의 필요성엔 공감"…방식 셈법엔 제각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은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개헌 방식엔 서로 각을 달리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시정연설 직후 "4년 중임제로 갈 것 같으면 개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4년 중임제는 대통령 임기를 연장해주는 것뿐인데 4년 재임 후 선거 치른다고 한다면 대통령이 재선하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할 것 아니냐"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다만 개헌 시기는 지금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개헌 이전에 국회의원선거제도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개헌론자들이 개헌을 바라는 것은 분권 때문"이라며 "지금 현재 양당 체제에 극도로 유리한 선거체제를 그대로 두고 개헌을 하는건 양당이 나눠먹자는 것과 같다"면서 현재 개헌논의 자체를 반대했다.
그는 "개헌보다 쉬운 선거제도에 합의하지 못하면 더 난이도 높은 개헌은 합의가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먼저 선거제 개편을 하고 분권의 튼튼한 기초 하에서 그 다음 개헌으로 옮기는게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