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험사 앞다퉈 홍콩증시 계좌개설, 181개 보험사 승인 대기
거대 보험사 자금, 2017년 말까지 15조 홍콩유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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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배상희 기자] 중국 선강퉁(深港通∙선전증시와 홍콩증시 교차거래) 시행을 앞두고 보험사들을 비롯한 본토 대규모 투자 자금이 홍콩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특히 중국 보험사 자금의 홍콩행(行)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위안화 약세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에다 홍콩증시 H주가 상대적으로 저평가 됐다는 매릿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당국은 때맞춰 지난 9월 보험사의 홍콩증시 계좌개설을 허용하는 조치를 내놓은 바 있다.
◆ 중국 보험사, 홍콩계좌 개설 봇물
중국 보험사들이 선강퉁과 함께 찾아온 대규모 투자 기회를 잡기 위해 홍콩증시 계좌 개설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중국 평안(平安)보험, 안방(安邦)보험, 생명(人壽)보험, 태강(泰康)보험 등 4개 대형보험사가 강구퉁(港股通∙중국 본토 투자자의 홍콩 주식매매) 계좌 개설을 완료한 상태다.
이어 중국 태평양보험(太保), 뉴차이나라이프(新華)보험, 차이나리(中再)보험공사 등 181개 보험사가 계좌를 신청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보험사의 계좌 신청이 완료되면, 홍콩시장으로의 두 번째 자금유입이 일어나게 된다.
화난(華南) 지역의 한 보험회사 고위관계자는 “현재 우리는 홍콩증시 계좌 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나, 조만간 계좌개설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단지 일련의 수속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일 뿐”이라고 말했다.
과거 일부 대형보험사들은 후강퉁(滬港通∙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 교차거래) 개통과 함께 홍콩증시에 투자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소형 보험사들은 홍콩증시 계좌가 없어, 단지 국내적격기관투자자(QDII)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투자가 가능했다.
이에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는 지난달 후강퉁을 이용, 계좌개설을 통해 홍콩증시 투자를 허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보험사들이 단기 차익실현보다 장기적인 투자를 원하는 만큼, 이번 조치는 홍콩증시에 장기적인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번 정책이 중국 보험사의 자본 남하를 자극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펑화펀드(鵬華基金)의 천룽(陳龍) 총감은 “최근 선강퉁의 총투자액 한도가 폐지되면서 홍콩시장은 중국 본토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다”면서 “특히, 보험사들에게 홍콩증시는 최고의 투자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은 다른 업종과 비교해 자금경색 정도가 심한 만큼, 많은 보험사들이 홍콩증시로의 자산배분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선전(深圳)의 한 사모펀드 투자총감은 “최근 많은 보험사들이 홍콩증시에서 투자기회를 찾기 위해 활동범주를 넓히고 있다”면서 “중국 위안화 약세, 비교적 낮은 홍콩증시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등이 보험사들의 홍콩행을 주도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보험사 자산의 홍콩시장 유입은 홍콩증시 계좌 개설을 통해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최근 보험사들은 홍콩증시 투자와 관련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화태(華泰)보험의 자회사는 화태자산관리공사가 발행한 2억 위안 규모의 강구퉁 상품 구매를 신청한 상태다. 이는 보험자산관리업종 상품으로 이 같은 상품은 다른 보험사를 통해서도 계속 등장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금융 개방 정책이 진일보 하면서 보험자산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홍콩증시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그 속도와 규모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중국 보험자산, 홍콩증시 최대 자금유입처
현재 중국 전체 보험자산 총액은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보험자산 총액은 14조5000억 위안이며,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17% 상승한 규모다. 아울러 지난 5년간 20% 정도의 성장속도를 보여왔다.
보험자산의 역외투자 잔액은 2015년 362억2700만 달러로 2014년 대비 51.23% 증가했다. 이는 전체 보험자산 총액에서 단 2.02%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역외투자 중에서도 주식 및 주식형 펀드 투자가 보험자산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에 달했다.
다시 말해, 중국 보험자산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자산 배분 방향에 있어 역외 투자 비중은 여전히 매우 낮은 상황이다. 그나마 역외 투자 중에서도 주식에 유입되는 투자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향후 보험사가 홍콩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여지는 여전히 크다는 설명이다.
천룽 총감은 “향후 보험사들의 역외투자 비중은 10~20%로 늘어날 것”이라면서 “중국 보험사의 자산은 향후 홍콩증시의 최대 자금 유입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위스UBS은행 자산관리투자감독사무소에 따르면 중국 보험사의 역외투자와 주식투자가 전체 보험사 자산에서 차지할 수 있는 비중의 상한선은 각각 15%와 30%다.
UBS는 “보험사의 전체 역외투자 중 3분의 1 정도가 홍콩증시에서 이뤄질 경우, 2017년 말 중국본토에서 홍콩증시로 유입되는 보험사 자금은 900억 위안(약 15조9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같은 기간 홍콩증시에 신규로 유입된 전체 자금의 60%에 달하는 규모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나, 자금의 유입 속도와 규모는 조금씩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QDII를 통한 투자도 지속될 전망이다. QDII는 개인의 해외투자가 제한된 중국에서 후강퉁과 함께 기간과 개인이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통로로 꼽힌다.
[뉴스핌 Newspim] 배상희 기자(b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