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은행업 진출 어려워 MFI로 우회진출
[뉴스핌=김지유 기자] 은행권 미얀마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현지법인 설립에 이어 소액대출사업(MFI)에 나서는 모양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NH농협은행은 미얀마 정부로부터 현지법인인 '농협파이낸스미얀마' 설립을 인가받았다.
이는 농협은행의 1호 해외법인이다. 오는 12월부터 양곤주를 거점으로 주로 농민과 서민고객 대상 소액대출에 나설 예정이다.
KB국민은행 역시 이달중 미얀마 MFI시장 진출을 위한 인허가를 현지감독당국에 신청할 예정이다. 늦어도 다음달초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얀마에 가장 먼저 현지법인을 세운 곳은 KEB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4년 현지법인 '하나 마이크로파이낸스'를 출범하고 영업 중이다. 우리은행도 2015년말 현지법인 '우리파이낸스미얀마'를 설립하고 농업자금 중심의 MFI 영업을 하고 있다.
MFI는 한국으로 치면 제2금융권에 속한다. 국내 주요 은행들이 2금융권 영역으로 미얀마 현지에 진출하는 이유는 미얀마 정부로부터 현지 은행업 인가를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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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 중에서는 지난 2일 신한은행이 유일하게 미얀마 양곤에 영업지점을 개점했다. 2013년 현지 대표사무소를 세운 이후 3년만이다.
미안먀 정부는 현재 외국자본에 대한 은행업 허가를 매우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다. 현지 금융기관에 대한 지분인수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MFI시장 진출은 상대적으로 유연하다. 100% 지분으로 설립하면 허가가 나온다.
농업국가인 미얀마 국민의 70~80%가 농민이거나 서민취약계층에 속한다. 이들은 사채시장으로 내몰려 연 100% 수준의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MFI는 연 30% 수준으로 사채에 비해 금리가 낮아 서민금융지원에 유용하다.
농협은행 미래전략부 관계자는 "바로 미얀마 현지 은행업에 뛰어들 수 없기 때문에 일단 MFI로 진출하거나 사무소를 설립해 진출하는 것"이라며 "2~3년간 실적, 사회공헌 기여 등을 통해 평판을 쌓아 다시 지점 인허가에 응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지 진출은 까다롭지만 미얀마 시장은 국내 은행들로는 놓칠 수 없는 아시아시장의 '최후의 보루'와도 같다. 이들은 모두 최종 은행으로서의 영업을 뛰는 것이 목표다.
앞선 관계자는 "경제가 발전하면 현재 농민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게 되고 MFI를 이용하던 고객들이 그대로 은행의 고객이 되는 것"이라며 "은행으로서는 아시아 마지막 기회의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