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관련 인력 충원·조직 개편 나서...중장기적 경쟁력 확보
[뉴스핌=박예슬 기자] 화장품 업계가 연구개발(R&D)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과거 기술력보다는 마케팅에 더욱 집중했던 업계가 시장 과열, 글로벌화 등으로 차별화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있는 것.
기능성 화장품인 코스메슈티컬 제품, 더모코스메틱(Dermocosmetic, 피부질환 치료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화장품) 등이 각광받으면서 신기술 개발, 특허획득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코스맥스 R&I 센터. <사진=코스맥스> |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연구개발 관련 인력을 충원하고 시설을 정비하는 등 자체 기술 획득에 사활을 걸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의 보고서를 보면, 국내 화장품업계의 R&D 관련 인력 비중은 지난 2012년 6.4%에 머물렀던 것이 2015년 기준 9.9%까지 늘어났다. 제조업 평균이 지난해 기준 4.7% 수준인 데 비하면 두 배 정도 높은 것이다.
각 업체들도 R&D 관련 인력 충원과 시설 정비 등에 나서고 있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의 이경수 회장은 일찍이 R&D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 회장은 “R&D 전략이 결국 회사의 성장을 판가름하는 핵심 요인”이라며 기술 개발비에 매출의 5% 이상을 꾸준히 투자할 의지를 천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기존 R&I(Research&Innovation) 센터의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기초, 색조 제품 등 다양한 제형을 하나의 조직으로 구성해 ‘기술 융합’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그 결과 올해 트렌드인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 의약품의 전문적 치료기능을 결합한 회장품)’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고객사인 동국제약의 ‘센텔리안 24’가 홈쇼핑 ‘완판’ 사례를 일으킨 것.
코스맥스 연구소는 신물질 개발과 다양한 분야의 융복합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35개의 특허를 출원하고 이 중 10개를 등록했다. 논문도 4건 등록했다.
대표적 신기술은 세포간 지질성분을 다량 함유한 나노 에멀전 제조방법 관련 특허다. 이 기술은 최근 열린 일명 ‘화장품 올림픽’ 글로벌 학회인 세계화장품학회(IFSCC)에서 국내 업체로서는 유일하게 발표됐다.
아모레퍼시픽은 특히 천연성분을 활용한 미용 효능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술연구원 내 ‘아시안 뷰티 연구소’를 신설하고 인삼, 콩, 녹차 등 동양적 자연물을 활용한 연구개발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8월 연구소에서는 국산 콩의 피부효능에 대한 연구 심포지엄을 열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콩잎, 서리태 등에 함유된 성분의 피부개선 효과를 공유했다. 당시 발표된 연구결과는 연내 설화수, 프리메라, 한율, 이니스프리의 신제품에 적용된다.
아모레퍼시픽의 R&D 관련 투자금액은 매출대비 1~2% 정도로 높지 않은 편이지만 이는 매출증가폭이 높아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으로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R&D 투자를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LG생활건강도 충남 천안시 일대에 1386억원을 투자해 오는 2017년까지 49만5867㎡(약 15만평) 규모의 미래성장기지를 준공한다. 이곳에는 화장품 원료 농장과 R&D센터, 생산시설 등이 설립되며 ‘친환경 뷰티 테마파크’로서 관광명소의 역할도 한다는 복안이다.
최근에는 생명공학기업 마크로젠과 합작사 ‘젠스토리’를 설립하고 유전자 검사 서비스 관련 상품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회사는 합자법인의 유전자 분석 시스템을 통해 맞춤형 화장품 등을 개발하고 관련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