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인연 인사 거의 없어..사업적으로는 대우건설과 오랜 인연
'트럼프 월드타워'와 브랜드 계약..최경주 프로와는 골프 즐기기도
[뉴스핌=김신정 기자] 예상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미국 제 45대 대통령이 되면서 재계가 트럼프 인맥찾기에 분주하다. 과거 대우그룹을 제외하곤 트럼프와 인연이 거의 없어 국내 재계는 해외지사 등을 통한 트럼프 네트워크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미국 공화당 인맥으로는 류진 풍산 회장이 꼽힌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으로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폭넓은 인맥을 자랑하는 류 회장이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기념관에 기부하기도 했다. 풍산은 류 회장의 선친인 고(故) 류찬우 회장 때부터 방위산업과 관련해 미 공화당 인사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는 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뉴스속보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공화당 부시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맺고 있다. 또 보수 씽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헤리티지재단의 에드윈 퓰너 전 회장과도 친분이 있다. 에드윈 퓰너 전 회장은 트럼프 캠프 행정부의 외교와 안보팀 고문으로 참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미국 선거에서 부시 전 대통령이 힐러리와 트럼프를 모두 지지하지 않는다고 공언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또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지난 8월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과 미국 현지서 만남을 갖고 한미 FTA 등의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세션스는 트럼프의 핵심 측근으로 국무, 법무, 국방장관 후보로 모두 거론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한미재계회의' 회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미국측 인사들과 오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년 미국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와 함께 '한미 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하고 있다. 해마다 한국과 미국에서 번갈아 가며 열리며 양국간 통상 현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원사로 있던 공기업의 탈퇴가 이어지고 있다. 보수단체 어버이연합에 대한 전경련의 우회지원 논란에 이어 최근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관련한 정경유착 의혹 등이 제기되자 전경련에 탈퇴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경련을 탈퇴한 공기업은 인천공항공사, 한국전력, 한국석유공사, 가스공사, 서부발전, 에너지공단, 석유관리원, 산업단지공단, 선박안전기술공단 9곳 이다.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전경련회관의 모습.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트럼프 당선자는 국내 기업으론 유일하게 대우그룹과 인연이 있다. 지난 1997년 대우건설은 부동산 개발업자인 트럼프와 공동으로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 인근에 지하 2층~지상 70층 초고층 건물인 '트럼프월드타워'를 건설했다. 여기에 총 2억4000만달러를 투자해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쳤다.
트럼프는 과거 두차례나 내한했었다. 지난 1998년 6월 대우그룹의 초청으로, 1999년 5월에는 여의도 트럼프월드 1차 분양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이때 국내서 골프 라운딩도 했다. 트럼프는 전세계에 트럼프월드 골프장 7곳을 소유하고 있다. 그만큼 '골프광'이라는 얘기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골프선수 최경주와 라운딩을 같이 할 정도로 골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거 내한 당시 국내 골프장을 찾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도널드 트럼프와 직접 협상을 벌여 '트럼프' 이름을 사용하는 대가로 브랜드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하고, 국내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었다. 이렇게 지어진 아파트가 '여의도 트럼프월드 1차'다.
대우건설은 트럼프월드 1차 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2000년 서울 여의도에 대우 트럼프월드 2차 사업을 추진했다. 이후 서울 용산 한강 대우 트럼프월드 3차(2001년 분양), 부산 트럼프월드 센텀(2003년), 부산 트럼프월드 마린(2004년), 대구 트럼프월드 수성(2004년), 부산 트럼프월드 센텀2차(2004년)까지 총 7개 프로젝트에서 트럼프 이름을 사용했다.
트럼프의는 두번째 내한 당시 "한국 부동산 시장은 상당히 매력적"이라며 "기회가 되면 한국 부동산 개발 시장에 진출하고 싶다"고 언급했지만 직접 투자로는 이뤄지지 않았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너나 할 것 없이 트럼프 인맥 찾기에 분주한 분위기로 마땅한 인연이 있다고 하는 재계인사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정도일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