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환예정일 지나도 청산 못해...환율도 변수
[뉴스핌=김지완 기자] 2014년2월2일 상환을 약속했던 부동산 펀드가 현재까지 운용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원치 않는 장기 투자자가 됐고, 자금 운용 계획도 꼬였다.
‘한국WW베트남부동산개발특별자산1’펀드 얘기다. 이 펀드는 설정후 예상과 다른 분양률, 공실률 등으로 마이너스 수익률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보유 부동산 매각에 실패해 환매에 응하지 못하고 있다.
'골든브릿지특별자산18호'는 2006년9월5일 설정한 후 2009년 2월에 상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13년12월에야 상환했다. 펀드가 투자한 부산의 호텔이 매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물 부동산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가 잇따라 '완판' 행진을 하고 있으나 주의해야한다는 경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계획과 달리 투자한 부동산 매각에 차질이 생기면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7일 기준 올해 해외부동산펀드와 국내부동산임대형펀드로 각각 3296억원, 683억원이 유입됐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각각 3126억원, 3157억원이 순유출됐던 것과 정반대 자금 흐름이다.
미래에셋운용의 미국부동산펀드와 하나운용의 티마크그랜드부동산펀드가 히트를 치면서 기록한 결과다. 이 두 펀드의 성공에 고무된 자산운용업계는 공모형 부동산펀드 공급을 늘리고 있다.
그동안 49인 이하 사모형으로만 자금을 조달해 부동산에 투자해왔던 이지스자산운용이 '퍼시픽타워'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내놓고 오는 21일부터 자금을 모집에 나선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 베트남 부동산 매각실패로 만기 3년 가까이 투자금 상환 지연
그러나 부동산 시장 특성상 상환기일에 맞춰 해당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은 원금 상환이 불가능하다는 위험을 기억해야한다. '7년 패쇄형' 같은 기간 설정이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한국WW베트남부동산개발특별자산1’펀드가 베트남 호치민에 보유중인 12층 175실 규모의 레지던스 객실가동률은 지난 7월 76.57%에 그쳤다. 아파트는 2013년 12월부터 분양을 시도했으나 현재까지 분양률이 648세대 가운데 440세대만 분양됐다.
이 펀드의 김용환 매니저는 운용보고서를 통해 “펀드 상환이 지연된 점에 거듭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한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보유자산을 매각해 펀드를 상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골든브릿지경매부동산펀드 역시 자산 매각 실패로 2010년10월15일이었던 만기를 넘겨 지금까지 운용 중이다. 지난 몇 년간의 운용보고서에는 '빠른 매각에 최선을 다 하겠다'는 운용역 코멘트가 매분기 되풀이되고 있다.
김남규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영업2팀장(PB)은 “부산 노보텔에 투자했던 ‘골든브릿지특별자산18호’의 매각 실패로 환매가 몇 년간 지연돼 곤욕을 치른데 이어 한국WW베트남펀드도 같은 상황에 놓이면서 트라우마가 생겼다”면서 “부동산펀드 투자의 핵심은 보장수익률이 아니라 원금상환”이라고 말했다.
◆ 헤알화 급락으로 60% 평가손실...때맞춰 환매 장담 못해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브라질월지급식부동산펀드는 2012년2월 설정된 후 -60.62%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헤알당 640원 시기에 투자했으나 현재 환율이 340원대로 떨어지며 원화환산 손실이 확대됐다”면서 “환매예정인 2019년까지 헤알화 가치가 회복되지 않으면 매각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실패 사례가 줄지으면서 부동산펀드 출시를 꺼리는 자산운용사도 있다. 박인철 신한BNPP운용 부사장은 “부동산실물펀드는 정리(Exit)에 어려움이 큰 만큼 앞으로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 없다” 밝혔다.
JP모간글로벌부동산펀드를 이끌고 있는 기준환 JP모간자산운용 본부장은 “유동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리츠, 부동산개발업체 주식에만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