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사에 레터 발송…최순실 게이트 연루 첫 공식 사과
[뉴스핌=황세준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 최순실 게이트 연루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허 회장은 또 임기가 끝나는 내년 2월 이승철 상근부회장과 함께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28일 전경련 회원사들에 발송한 레터를 통해 "최근 전경련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적 요구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많은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그는 또 "전경련은 회원 여러분을 비롯한 국민들로부터 많은 비판의 목소리를 들었다"며 "앞으로 전경련은 빠른 시일 안에 회원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여러가지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월) 정기총회까지 여러 개선방안 마련에 힘을 보태고 저는 회장직을 물러날 것이며 전경련을 이끌어주실 새로운 회장님을 모시겠다"고 말했다.
전경련 해체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피력한 것. 허 회장은 "땅은 비온 뒤 더 단단해진다고 한다"며 "전경련도 기본과 정도를 되새기며 우리 국가경제와 기업에 활력을 주고 국민께 사랑받는 단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전경련 탈퇴를 선언했고 후임 회장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재계는 전경련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LG그룹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말 전경련 회원사에서 탈퇴키로 결정하고, 지난주 전경련측에 이 같은 방침을 정식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KT그룹도 지난 6일 전경련에 탈퇴 의사를 전달했고 내년부터는 회원사로 활동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 SK도 이미 탈퇴 방침을 정한 상황이다. 전경련이 매년 걷는 회비 400억원 중 5대 그룹이 절반 규모인 200억원 정도를 부담하고 있다. 주요 그룹이 탈퇴하면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하다.
기업은행, KDB산업은행 등 금융권에서도 전경련 탈퇴가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도 탈퇴와 괸련한 행정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다만, 전경련 정관에 해체와 관련한 조항은 없다.
이에 따라 전경련은 완전 해체가 아닌, 줄어드는 예산에 맞는 모습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전경련이 재계를 대표하는 역할은 수행하기는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