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정상화에도 '굳건'…정책적 매력적
[뉴스핌=김성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보호 무역주의에 시동을 걸면서 올해 아시아 신흥국 투자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지만 아직 실망하기는 이르다.
그동안 경기둔화 우려를 겪던 중국이 다시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신흥국 자본시장도 이전보다 해외 의존도가 줄어들어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타격이 덜하다는 이유에서다.
6일 미국 투자매체 배런스는 씨티 프라이빗 뱅크 자료를 인용,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중국과 인도가 가장 투자 가치가 높다고 보도했다.
씨티 프라이빗 뱅크의 분석에 따르면 전체 아시아 신흥국 수출에서 대(對)미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에는 33%였으나 현재는 20%로 떨어졌다.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줄어든 셈이다.
반면 신흥국의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4000억달러에서 2조7000억달러로 오히려 더 늘어났다. 이로써 아시아 신흥국들은 더 많은 외환보유액을 축적할 수 있게 됐다.
<자료=국제금융센터> |
그런데 중국은 해외위험에 완충 역할을 해 줄 만한 대규모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고, 인도는 내수가 이미 크기 때문에 수출 등 외부 요인에 노출된 정도가 상대적으로 적다. 인도가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굳건히 버틸 만한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 당시 '5대 취약국(Fragile Five)'이라는 용어를 만든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올해 미국 금리 정상화 시기의 '새 5대 취약 국가'를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인도가 제외됐다. 인도의 위상이 이전과 달라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과 인도는 정책적으로도 매력적인 요인이 있는 시장으로 꼽혔다.
우선 인도는 화폐개혁 등 다수 개혁이 진행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경제 전망이 밝다는 평가다. 인도 정부의 화폐개혁으로 내수가 위축되면서 루피화가 약세를 보였지만 인도 신용 위험을 측정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여전히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오는 11월 열리는 제19차 중국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부동산시장 거품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의 각 지방정부는 지난해 10월 국경절 당시보다 주택 구매 제한과 대출규제가 한층 강화된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고 나섰다.
이렇게 중국 부동산 시장에 들어가지 못한 자금은 중국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씨티 프라이빗 뱅크는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중국과 인도를 주목해서 보고 있다"면서 "그 중에서도 재량소비·헬스케어·정보화기술(IT) 업종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