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성장률 둔화·보호무역주의·자금애로·사회혼란 등 영향
[뉴스핌=황세준 기자] 제조업 체감경기가 1998년 외환위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업 절반 이상은 보수적 경영을 예고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최근 전국 2400여개 제조업체을 대상으로 ‘2017년 1분기 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국 평균 68p로 전분기(86p) 대비 18p 하락했다고 9일 밝혔다.
BSI는 100p 이상이면 이번 분기보다 다음 분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이고 미만면 그 반대다. 68p는 외환위기 직후 체감경기가 낮았던 1998년도(61p~75p)와 비슷한 수치다.
<자료=대한상의> |
지역별 BSI는 제주(91), 대전(79), 충남(78), 경남(76), 부산(72), 전북(72), 충북(71), 대구(71), 울산(71), 경기(70), 서울(68), 전남(68), 경북(67), 광주(66), 인천(62), 강원(61) 순이다.
체감경기가 악화된 이유에 대해 응답기업들은 대내적 요인(복수응답)으로 ‘정치갈등에 따른 사회혼란’(40.0%), ‘자금조달 어려움’(39.2%), ‘기업관련 규제’(31.6%), ‘소득양극화’(10.8%) 등을 꼽았다.
대외적 요인(복수응답)으로는 ‘중국성장률 둔화’(42.4%), ‘전세계 보호무역주의 확산’(32.3%),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여건 악화’(28.4%), ‘환율변동성 확대’(24.0%) 등을 꼽았다.
대구의 산업용 밸브 제조업체 A사는 "전반적으로 매출이 줄고 대금결제도 지연되면서 자금회전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만기연장을 안해주는 분위기여서 내년 들이닥칠 은행의 상환압력이 걱정”이라고 전했다.
대한상의는 수출과 내수 동반침체로 2010년 18.5%수준이던 제조업 매출증가율이 지난해 –3.0%까지 떨어졌다며 미국 금리인상, 중국의 성장브레이크 등으로 자금난으로 이어지려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의 새해 경영방침은 보수경영-군살빼기로 나타났다. 제조업체의 절반가량(50.6%)이 ‘보수경영기조’를 밝혔다. 해당 기업들은 구체적 내용으로 ‘현 상태 사업유지’(65.1%), ‘기존사업 구조조정’(17.5%), ‘대외리스크 관리’(17.4%)를 꼽았다.
취업문도 지난해보다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보다 채용을 늘릴 계획이라는 기업은 27.7%에 불과했다. 기업들의 49.6%는 ‘지난해보다 채용을 비슷하게 유지하거나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기업도 전체의 22.7%에 달했다. 기업규모별로 ‘올해 신규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대기업은 26.3%, 중소기업은 27.8%로 나타났다.
전주에서 승강기를 제조하는 B사는 "수주 감소로 지난해 수출액이 40% 가량 감소해 신규채용은 꿈도 못꾼다”며“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어 기존인력 유지도 벅찬 실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기업들은 올해 시급한 정책과제(복수응답)로 ‘소비심리 회복’(55.7%)을 꼽았다. 이어 ‘금융시장 안정화’(41.6%),‘정치갈등 해소’(36.3%), ‘규제개선’(33.0%)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기업들은 20년 전 외환위기 직후 때처럼 경제난 극복을 위해 경제주체들이 다시한번 소통하고 협력해야 할 때라는데 뜻을 모았다.
전국의 제조업체들은 한국경제의 해법을 위한 올해의 한자(복수응답)로 소통을 나타내는‘통할 통(通)’(54.7%)을 선정했다. 이어 正(공정성; 51.7%), 信(신뢰회복; 45.3%), 導(리더십; 35.3%), 協(화합과 협력; 31.8%), 新(혁신; 24.6%), 跳(도약; 20.3%) 순으로 응답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