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구조’ 오보 인지시점, 오후 1시30분 아닌 오후 2시
‘의료용 가글’, ‘의상비 지급’ 등 진술도 엇갈려
소추위측, 흔들린 ‘세월호 알리바이’ 맹공 전망
[뉴스핌=김규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전원구조’ 오보 사실을 오후 2시경까지 전혀 인지하지 못한 정황이 드러났다. 지금까지 공개된 증언들과 함께 박 대통령 측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세월호 7시간’ 석명서의 신빙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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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19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제 7차 변론기일에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기존에 알려진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과 전혀 다른 진술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의 증언은 2가지 시사점을 갖고 있다. 박 대통령의 ‘전원구조’ 오보의 인지 시점이 다르다는 점과 기존에 공개한 행적의 ‘틈’이 채워진 것이다.
정 전 비서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제가 오후 2시 조금 넘어서 대통령을 찾아가 ‘전원구조’가 사실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확인을 해보셔야 될거 같다”고 증언했다. 이 시점은 박 대통령 대리인 측이 헌재에 제출한 ‘세월호 7시간’ 석명서와 다른 시각이다.
박 대통령 측이 제출한 석명서는 오후 1시 30분 국가안보실에서 상황을 파악해 오후 1시 45분 해경에서 190명 추가 구조가 아닌 것 같다는 취지를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전 비서관의 증언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오후 2시가 넘어서도 전혀 상황을 인식하지 못했다. 정 전 비서관은 “제가 전원구조가 아니다고 보고를 드리니 대통령께서 그럼 한번 정확하게 확인을 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정 전 비서관의 증언은 박 대통령이 기존에 공개한 행적의 ‘틈’을 매웠다. 석명서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전원구조’ 오보 사실을 오후 1시 30분에 알았고 오후 2시 11분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해 정확한 구조 상황을 확인하라 지시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동안 왜 오보 인지 시점으로부터 40분이 지나서야 상황 파악에 나선 것인지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으나 이번 정호성 전 비서관의 증언으로 틈이 메워졌다.
정 전 비서관의 증언은 박 대통령이 오후 2시가 넘어서야 정 전 비서관으로부터 ‘전원구조’ 오보 사실을 전해들었고, 오후 2시 11분에 상황파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오보를 인지하자마자 진상 파악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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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9일 청와대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제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후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
지금까지 청와대 관계자들의 증언들은 논란이 됐다. 윤전추-이영선 행정관은 세월호 당일 오전 10시 세월호 사고를 알리는 문서가 왔고, 이후 안봉근 전 비서관이 급히 박 대통령을 찾아왔다고 밝혔다. 이는 오전 10시 대통령께 서면보고했다는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의 국회 청문회 발언과 일치한다.
하지만 12시 전에 ‘남성에게’ 의료용 가글을 전달했다는 신보라 간호장교와 ‘여성’인 윤전추 행정관 본인이 건네받았다는 증언이 엇갈렸다. 또 박 대통령의 의상비를 최순실 씨가 줬다는 고영태 씨의 진술과 본인이 박 대통령으로부터 의상비를 건네받아 직접 지불했다는 윤전추-이영선 행정관의 진술이 부딪쳤다.
이번 정 전 비서관의 증언으로 박 대통령 측이 밝힌 ‘세월호 7시간’ 행적의 신빙성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전원구조’ 오보 인지 시점이 일치하지 않으면서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전체가 의심이 들게 된 것이다.
신빙성에 타격을 입은 ‘세월호 7시간’ 석명서를 소추대리인 측이 향후 탄핵심판을 어떻게 끌고 나갈지 관심이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