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가시화..."캐피탈, 부동산관리사 먼저 M&A 추진"
[뉴스핌=강필성 기자] 우리은행 민영화 1기 행장으로 내정된 이광구 행장이 한일은행, 상업은행 출신 임원을 동수로 하는 관행을 깨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내부 인사부서와 외부 전문가의 컨설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 행장은 아울러 인력조정, 우리금융 지주회사 전환, 캐피탈 및 부동산관리사 인수합병(M&A) 등에 대해서도 구상을 밝혔다.
이 행장은 25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제50대 우리은행 내정자 기자간담회’를 갖고 “면접 과정에서 민영화 은행에서 한일-상업 출신을 따지는 것보다는 객관적 평가기준에 따라 인사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사외이사 의견이 있었다”며 “TF에서 인사 원칙에 대한 모범답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민영화 후 첫 우리은행장에 내정된 이광구 현 우리은행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TF는 오는 6월까지 객관적 평가기준, 인사원칙을 만들 예정이다. 이 원칙을 전 직원에게 공표하고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11월부터 순차적으로 출신은행 비율을 무시한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행장은 “영업조직은 출신 은행에 따른 갈등을 논의할 틈이 없다”며 “오래된 직원들 사이 이런 정서가 남은 것은 사실이지만 인사 틀을 검증 받아보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공정한 평가, 인사시스템을 만들어 보완하면 되리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인사제도 정비와 함께 인력 조정도 가시화 될 전망이다.
그는 “우리은행은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제외할 경우 모든 인력은 피라미드 구조로 경쟁사 대비 직급별로 1~2% 차이만 보이고 있어 전체 인력을 대상으로 한 인력조정은 생각지 않고 있다”며 “다만 문제시 되는 임금피크제 인력에 대해서는 룰을 정리해 새로운 역할을 만들고 이것이 원활치 않으면 인력 조정의 기회를 갖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수차례 언급돼 온 우리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도 연내 가시화 된다.
이 행장은 “지주사로 전환하면 자본비율에 긍정적이고 추가 자회사 매입 및 M&A할 때 코스트(cost 비용)를 쉽게 조달할 수 있다”며 “사외이사와 합의하에 (지주사 전환에) 긍정적으로 대처하기로 사전 교감 가졌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 포트폴리오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과점주주와 경쟁관계에 있는 증권사, 보험사의 인수는 차후로 미루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주사 이후 증권, 보험사에 관련된 것은 과점주주와 교감을 통해 순차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다만 증권과 보험은 우선순위가 아니며 캐피탈, 부동산관리회사 등 부담이 덜되는 분야부터 먼저 (M&A를) 시행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행장은 이날 임기가 2년으로 확정됐지만 임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경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일반 회사에서 CEO의 임기는 주주에게 전폭적으로 매달렸다”며 “잘하면 4년도 되고 6년도 하지만 못하면 6개월만에도 그만 둘 수도 있다. 민영화 된 은행에서 임기는 의미 없다고 보고 매순간 열심히 영업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