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약한 기초 체력..트럼프 정책 효과 재평가 필요"
[뉴스핌=이영기 기자] 미국 증시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줄곳 기록을 경신해 오는 가운데, 다우존슨 지수가 드디어 최초로 2만 포인트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유럽과 일본, 신흥시장과 대조적으로 미국만 승승장구하는 양상이지만, 지수 자체보다는 미국 경제의 기초 여건과 트럼프 정책효과를 재평가해 볼 것을 권한다.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우존스 지수가 2만을 뚫고 올라오자 또 자신의 트위트에 'Great!(완전 좋아)'라고 반색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공약 이행에 잰걸음을 하면서 연초 이후 투자 심리를 압박했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제거됐다는 것이 시장 참가자들의 반응이다.
◆ 미국만 신고가… 일본은 50%, 신흥시장 30% 더 가야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S&P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 마이클 톰슨 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향후 주가 향방에 대해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경제가 저성장의 덫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당선 이후 랠리를 즐기던 대부분의 주요증시는 이와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은 올해들어 1.4% 올라 366.59로 마감했지만 2015년 3월 기록한 414.06에서 11.5%나 모자란다. 런던의 FTSE100지수나 독일의 DAX지수, 프랑스의 CAC40도 마찬가지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1만9057.50에 마감했지만 1989년 12월말의 3만8915.87의 51%수준에 머물렀다.
올해들어 파키스탄이나 뉴질랜드, 러시아 등이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달러화 기준으로는 아니였다.
신흥시장 주식 전반을 나타내는 MSCI 신흥시장지수는 달러화 기준으로 최고치인 2007년의 1338.30보다 32% 낮은 형편이다.
◆ 문제는 경제 여건… "미국도 아직 연약해"
다른 지역 주요증시로부터 따가운 질투의 시선을 받을 정도로 미국 증시만 독주하고 있지만, 월가의 분위기는 들뜨지 않았다.
우선 다우지수가 포트폴리오 운용에서 큰 비중을 갖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온다. '별일 아니라'는 것.
실제 다우지수는 시가총액기준이 아니라 주가기준 가중치를 두기 때문에 골드만삭스, IBM, 보잉, UnitedHealth, JP모간 등 5개 종목이 지수 상승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다우지수에서 골드만삭스의 비중은 GE의 8배나 된다. 반면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GE가 골드만삭스의 3배이다. 그리고 IBM이 애플(Apple)보다 여전히 더 높은 비중을 가지고 있다.
JJ키넌 TD아메리트레이드 전략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다우지수가 12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정작 투자자들에게 갖는 중요성은 미미하다"며 "오히려 S&P500이 주요한 잣대"라고 말했다.
나아가 미국증시를 강하게 지지하기에는 미국경제가 아직은 연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년간 양적완화로 실물자산과 금융상품의 거품이 우려되고 트럼프의 무역정책은 블루칩 기업의 실적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런 요인을 충분히 감안해야 된다는 것이다.
뉴욕의 경제분야 컨설턴트 게일 포스러(Gail Fosler)는 "2018년 불황(Recession)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느려져 현금흐름이 자본지출과 배당 등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연준은 금리인상 시작해 이자부담 마저 가중된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보호무역 등 트럼프의 대외정책으로 국제협조가 허물어지고 국제관계가 긴장으로 치닫게 되면 블추칩기업의 성과도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이 다우 2만 돌파라는 신기록 보다는 펀드멘탈과 트럼프정책의 영향을 다시 평가해 볼 필요성이 부각되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