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 충격 시 손실 위험…시장 지나친 안일"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다우존스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만선을 뚫었으나, 지금이 매수 타이밍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2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수의 전문가들을 인용, 현재 시장 상황은 매수에 나서기에 이미 늦었거나 오히려 하락할 시점이라고 보도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S&P500 왜도지수(skew index)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20일 기준으로 올 들어 15% 상승, 역사적으로 3번째로 높은 수준에 올랐다.
◆ '블랙스완' 지수 급등 중
트럼프 취임 후 S&P500 왜도지수 추이 <출처=구글> |
이 왜도지수는 주식시장 급락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하는데, 금융시장에서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나 한번 발생할 경우 파급효과가 크게 확대될 위험이 있어 블랙스완 지수라고도 한다.
지수가 100에 근접하면 주식시장 급락 가능성은 감소하는 반면, 지수가 100을 넘어 상승할수록 주식시장 급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에쿼티 아머 인베스트먼트의 조 티게이 매니징 디렉터는 "시장이 (오르는 쪽 보다는) 내리는 쪽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평소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대형 투자자들은 시장 변동성이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이를 두고 트럼프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쳐 투자자들이 무사 안일주의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 등 대형 투자자들은 지난주에 변동성지수(VIX) 선물에 대한 순매도 포지션을 작년 9월 6일 이후 최대치로 늘렸다.
VIX 선물은 변동성을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상품으로, 변동성 위험을 헤지하는 데 활용된다. 향후 변동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 VIX 선물을 매수하고, 변동성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 VIX 선물을 매도하는 전략이 사용된다.
레이먼 베라스테귀 소시에테제네랄(SG) 매니징 디렉터는 "시장에서 VIX 선물에 대한 순매도 포지션이 이렇게 많은 경우는 변동성 시장에 적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어느 날 갑자기 변동성이 상승할 경우, 투자자들이 그동안 쌓인 숏 포지션을 급격히 청산하면서 시장에 되돌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빈센트 차일리 H2O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향후 뉴욕 증시 전망에 대해 "투자자들이 너무 낙관하고 있다"며 "트럼프발(發) 충격이 발생할 경우 돈을 딸 기회는 거의 없는 반면 잃을 위험은 많다"고 말했다.
◆ 가만히 있으라?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이 할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랜덤 워크(Random Walk) 이론의 창시자인 버튼 말킬 프린스턴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낮은 비용으로 분산투자를 잘 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최선의 방책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는 여전히 시장 상황을 낙관했다.
위든앤코의 마이클 퍼브스 주식 파생상품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시장이 즉각적인 되돌림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트럼프의 친기업적 정책과 작년 4분기 실적 개선, 미국 경제지표 회복 등이 결국 변동성을 낮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다우지수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