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친 가운데 뉴욕증시가 완만하게 하락했다. 스타벅스를 포함한 기업 실적 역시 주가에 하락 부담을 가했다.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외 정책 행보를 주시하는 한편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을 감안해 보수적인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2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7.13포인트(0.04%) 하락한 2만93.78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도 1.99포인트(0.09%) 내린 2294.69를 나타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5.61포인트(0.10%) 소폭 오르며 5660.7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약세 흐름을 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 임기 첫 주 성적은 만족스러웠다. 주간 기준 다우존스 지수가 1.3% 뛰었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1%와 1.9%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1.9%에 그치면서 3분기 3.5%에서 대폭 후퇴,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 무역수지 악화가 성장 발목은 잡은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에 따른 무역 마찰이 확산될 때 실물경기에 충격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마이클 아론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4분기 GDP 지표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교착 국면에 빠졌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이 성장률을 얼마나 부양할 것인지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스티븐 우드 러셀 인베스트먼트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대체로 시장 친화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이 부분은 지금까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며 “악재가 나올 경우 주가가 가파르게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지난해 12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 대비 0.4% 줄어들어 2.6%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크게 빗나갔다.
반면 1월 소비자신뢰지수 최종치는 98.5로 집계, 잠정치 98.1을 넘어선 동시에 2004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회동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통상과 방위 부문에 협력을 강화하는 데 뜻을 같이 했다.
기존의 다자간 무역 협정 체제를 떠나 양자간 협상에 나서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단일시장 탈퇴 의사를 밝힌 메이 총리는 양국의 교역을 강화하자는 의견을 나눴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또 러시아의 제재에 대해 이견을 나타냈다. 메이 총리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8일 전화 통화로 공식 취임 후 첫 대화를 가질 예정이다.
종목별로는 셰브런이 4분기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는 이익과 매출액을 발표한 가운데 2% 이상 급락했고, 스타벅스 역시 동일점포매출이 시장 전망치에 미달한 데 따라 4% 이상 밀렸다.
알파벳도 전날 발표한 4분기 이익이 애널리스트의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1% 이상 내렸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월가의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호재로 2% 이상 급등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