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익 반토막..면세점 적자에 여행업까지 부진
[뉴스핌=한태희 기자] 여햅업계 1위 하나투어의 실적에 노란불이 들어왔다. 신규 사업인 면세점에 발목이 잡힌 가운데 주력인 여행업도 심상치 않다. 해외 여행객 증가로 관련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뒷걸음질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하나투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3.1% 감소했다. 주 요인은 SM면세점이다. SM면세점에서만 영업적자가 270억원 발생했다.
문제는 본업인 여행업까지 흔들린다는 점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나투어 여행업 영업이익은 310억원이다. 지난 2015년(348억원)과 비교하면 10.6% 줄었다.
반면 이 기간 매출은 3600억원에서 3897억원으로 8.3% 늘었다. 매출이 증가했지만 실속은 적었다는 얘기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면세점을 제외한 여행업만 봐도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줄었다"고 말했다.
'풍요 속 빈곤'이 이어지는 건 자유 여행객이 증가해서다. 패키지 여행 상품을 이용하는 사람은 줄고 항공권이나 에어텔(항공권+호텔)만 예약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부분 패키지 상품 이용 비중은 지난 3년간 3.3%포인트(14.2%→17.5%) 증가했다. 이 기간 패키지 이용객은 85.8%에서 82.5%로 감소했다.
여행사 입장에서 보면 이런 자유 여행객은 계륵과 같다. 매출을 늘리는 데 좋지만 내실을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아서다. 자유 여행객이 이용하는 항공권이나 에어텔 상품은 마진이 극도로 낮은 것. 여행사가 많이 개입하는 패키지 여행 상품일수록 마진이 높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사가 파는 항공권은 마진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항공권이나 에어텔을 많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경우도 생긴다"고 했다. 이어 "면세점이나 호텔 사업으로 여행사가 돌파구를 찾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하나투어는 지난해 초 문을 연 SM면세점을 닫지 않겠는다는 입장이다. 영업 적자가 이어지지만 여행업과 연계된 마케팅 전략으로 올해 반전을 노린다는 목표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