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지지율 결집으로 자신감 찾아
보수적통 경쟁 위한 '집토끼' 잡기 전력 투구
[뉴스핌=조세훈 기자] 바른정당 분당 이후 혁신과 쇄신을 외친 새누리당이 사실상 '박근혜당'으로 회귀하고 있다. 당명으로 '보수'를 넣는 방안이 유력한 가운데 당내 대선주자와 현역 의원들이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며 극우보수세력을 결집하는 모양새다.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 전·현직 의원과 대선주자들이 지난 주말 극우단체가 주최한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 대거 참석했다. 이 자리엔 대권주자인 김문수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비대위) 위원,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이외에도 '친박 8적'으로 분류된 윤상현·조원진·김진태 의원 등이 자리했다. 최근 보수여론의 결집에 힘입어 폐족으로까지 몰리고 있는 친박의 행보가 다시금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고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 배경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지지율 급상승이 자리 잡고 있다. 새누리당은 반기문 유엔(UN) 전 사무총장의 대선불출마 선언 이후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15% 안팎으로 치솟자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황 대행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 "새누리당이 후보를 배출해도 된다는 국민의 허락"이라고 해석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김문수 비대위원은 친박 행렬에 합류하는 모습이다. 김 비대위원은 6일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늦었지만 태극기 집회에 참여했다"며 "나라와 박 대통령을 걱정하는 많은 분들을 보며 감동을 받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달 10일 "반드시 친박을 인적청산 할 것"이라는 입장에서 180도 선회한 것이다.
당내 대선주자까지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것은 보수층을 노골적으로 결집시키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당 지지율이 10% 초반에 그치고 대선후보 지지율 합이 1% 안팎에 그치고 있다.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을 당내로 흡수하기 위해 당의 위치를 오른쪽으로 옮기고 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최근에는 당명에 아예 '보수'라는 단어를 넣고 당 로고도 태극기를 연상케 하는 식의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런 행보는 다른 대안이 없어 나온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 실장은 "인명진 비대위가 방향성을 못 잡다보니 강경보수 친박이 활로를 찾은 것"이라며 "어차피 이번 대선은 어렵고 다음을 바라보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윤 실장은 새누리당의 진로에 대해선 "이런 방식을 선택한다고 당의 미래가 있는게 아니다"며 "황 권한대행의 출마 여부와 상관없이 당은 점차 어려워질 것"이라고 부정적인 전망을 했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