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기업 67% "재입주 의향 있다"
[뉴스핌=한태희 기자] 개성공단 폐쇄로 입주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이 30% 넘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남한에 있던 생산설비를 개성공단으로 옮기며 올인했던 기업은 매출이 반토막 났다.
다만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 재개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입주기업 67%는 공단이 재가동 되면 재입주한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개성공단 전면중단 1년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입주기업 현황 및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비대위는 입주기업 123개를 조사했다. 대체 공장 물색을 위한 해외 출장 등으로 조사에 참여하지 못한 기업들을 제외하고 84개사가 참여했다.
비대위 조사에 따르면 남한과 개성공단 양쪽에 생산시설이 있는 기업(응답기업 79개사)의 지난해 매출은 지난 2015년과 비교해 31.4% 감소했다. 남한에 있는 공장을 가동했지만 개성공단 폐쇄 피해를 만회할 수 없었다는 의미다. 특히 80% 넘게 폭락한 기업도 10개사나 됐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 이후 1년간 손실액은 기업당 평균 20억원. 입주기업 전체로 보면 2500억원 안팎이다. 이는 정부가 공개한 실태와 차이가 있다. 통일부는 입주기업의 지난해 평균 매출액은 2015년과 비교해 약 21% 줄어든 것으로 파악했다. 정기섭 위원장은 "기업들은 손실을 보면서 재하청 등을 통해 매출을 일정 수준 유지한다"며 기업들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사진 맨 오른쪽, 정기섭 비대위원장)가 9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입주기업 현황 및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한태희 기자> |
기업에게 큰 타격을 줬지만 입주기업은 개성공단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개성공단 재개시 재입주 관련 항목에 답한 곳은 82개사로 이 중 67%가 재입주할 의사를 표시했다. 123개 기업 중 약 55개 기업이 정확한 의사를 표시한 것. 또 26%에 해당하는 약 21개 기업은 상황을 보며 판단한다고 답했다.
남북한 관계가 우호적으로 변하고 일방적 폐쇄와 같은 변수가 제거되면 약 76개 기업이 재입주 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이들은 인건비 대비 높은 생산성, 낮은 물류비, 숙력 노동자 등을 재입주 요인으로 꼽았다.
끝으로 비대위는 정부 지원책이 터무니없이 적다고 꼬집었다. 정기섭 위원장은 "정부의 충분한 지원 발표와 달리 막대한 피해를 입은 기업은 지난 1년간 3분의 1에 불과한 정부 무이자 대출 성격의 지원금을 받았다"며 "보상특별법 제정을 통해 반드시 실질 피해 보전을 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