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통합위 2016 국민의식조사 결과
“양극화 심화…계층상승 사다리 사라져”
계층갈등 7년째 1위, 악화 왜? ‘여야갈등’
朴탄핵 앞두고 갈등 가세 ‘두동강 대한민국’
[뉴스핌=전민준 기자] 한국사회 갈등의 골이 점점 더 깊게 패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여부를 놓고 국론이 촛불과 태극기로 양분되는가 하면 극으로 치닫는 양극화는 계층 간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런 가운에 부자는 가난한 사람들을 향해 '깽판 부리고 떼법 쓰면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 한다고 의심한다. 가난한 사람은 부자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부모 잘 만났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모았다면서 존경하지 않는다.
최근 조기대선을 앞두고 이념 논쟁도 다시 불붙고 있다. 내편 아니면 남이다. 그러면서 나만 깨끗하고 너는 더럽다고 외친다. 대선은 어차피 승자 독식 게임이다. 이기면 그만이다. 그리고 어차피 99%를 위한 대통령은 없다고 국민들은 생각한다.
더 큰 문제는 갈등봉합이 요원하는 것이다. 신분상승의, 계층상승의 사다리는 붕괴됐다. 부여잡을 사다리조차 사라졌다.
국민대통합위원회(위원장 최성규)가 국민들의 통합과 갈등에 대한 인식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6년 국민통합에 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는 이런 현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자료=국민대통합위원회> |
위원회는 우리나라 갈등유형을 8개(계층 노사 이념 지역 세대 다문화 환경 남녀)로 나눴다. 이중 계층-이념-노사 갈등에서 '심함'(매우 심함과 약간 심함)이란 응답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계층 갈등(83.3%), 이념 갈등(76.5%), 노사갈등(75.4%) 순이다. 이 세 유형은 2012년부터 5년 연속 톱3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이념갈등이 노사갈등보다 심해지면서 둘의 자리만 바뀌었을 뿐이다.
아울러 갈등수준을 5점 만점으로 환산한 선진국 대비 우리 사회 갈등지수는 4.20점으로 전년대비 0.55점 상승했다. 높을수록 갈등이 심하다는 의미다.
자료=대통합위원회 |
특히 소득격차에 따라 나타나는 계층갈등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위를 지켰다. 이념-노사 갈등은 해가 더할수록 강도가 세지고 있다.
갈등 악화 요인으론 여야의 정치갈등(33.3%)에 이어 경제적 빈부격차(27.4%), 언론의 선정적 보도경향(14.8%)을 꼽았다.
‘계층갈등’이 매우 심각하고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갈등이라고 응답한 계층들은 사회갈등의 악화요인으로 ‘경제적 빈부격차’(40.7%)를, ‘이념갈등’의 경우 ‘여당과 야당의 정치갈등’(42.9%)을, ‘세대갈등’은 ‘언론의 선정적 보도경향’(28.2%)을 사회갈등의 가장 큰 악화요인으로 각각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민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일로는 '각종 사회 갈등을 잘 해소하는 것(24.4%)'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재작년 1위였던 '자유와 권리에 맞는 책임과 의무 준수'는 23.4%에서 올해 23.0%로 하락하며 2위를 기록했다. '헌법 존중과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20.2%)이 뒤를 이었다.
향후 한국사회에서 갈등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은 유형은 '계층갈등(26.3%)'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이념갈등(19.2%)', '노사갈등(14.6%)' 등 순이었다. 지금과 같다.
자료=대통합위원회 |
이번 조사는 19세 이상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작년 10월 21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 유·무선 임의번호걸기(RDD)를 이용한 전화면접(CATI) 조사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다. 국민의식 조사는 2010년부터 매년 이뤄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