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발언 직전에 국민의당 손학규 전 대표와 전격 회동
'제3지대론' 탄력 받을까...대선출마 여부에 정치권 관심
[뉴스핌=김신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전 대표가 탈당을 공식 선언하자마자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당장 특정 당에 가지 않겠다고 했지만, 향후 그의 행보에 따라 대선정국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전 대표는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탈당을 공식 발표했다. 김 전 대표는 이자리에서 "민주당에서 탈당하겠다"며 "탈당 날짜는 앞으로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의 개헌과 경제민주화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에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 전 대표의 지지세력들이 문자폭탄을 보내는 등 비난공세에 크게 실망했다는 후문이다.
정치권에선 탈당을 선언한 김 전 대표의 향후 거취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전 대표는 과거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인데다, 경제민주화를 끊임없이 강조해 온 인물이다. 꾸준히 김 전 대표의 대선출마설이 나올 정도로 자체 '브랜드'가 강한 정치인으로도 꼽힌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에서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이렇다 보니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에선 김 전 대표 영입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은 이날 "탈당을 결정한 김 전 대표와 반패권과 개헌을 고리로 연대할 의사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고,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김 전 대표의 개헌과 경제민주화가 우리당 정체성과 같다"고 말했다.
저조한 대선주자 지지율로 애를 먹고 있는 자유한국당도 김 전 대표에게 구애의 손길을 뻗고 있다. 과거 보수정당에 몸담았던 김 전 대표가 그나마 새로운 대선주자로 적격이란 판단에서다.
김 전 대표를 주축으로 한 '제3지대' 형성론도 끊임없이 제기됐다. 실제 김 전 대표는 이날 탈당 선언 직전에 국민의당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비공개로 전격 회동하며 관심을 모았다.
이에 앞서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함께 '한국경제 길을 묻다'라는 경제정책 토론회에 참석하며 비문(비문재인), 비박(비박근혜)으로 이뤄진 제3지대 연대론 가능성도 열어놨다.
김 전 대표는 향후 거취에 대해 "내가 미리 얘기할 수는 없다"며 "어느 당으로 들어가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전 대표가 대선 출마 공식 선언을 눈앞에 뒀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 전 대표측 한 관계자는 "민주당 내부에 많은 실망을 했고, 고심 끝에 탈당을 결심한 것으로 안다"며 "전부터 나왔던 대선출마설은 아직 구체적으로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