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대비 저평가…밸류에이션 부담 없어
[뉴스핌=정탁윤 기자] 중국의 이른바 '사드 보복'이 노골화되는 가운데, 한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계 기업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현재 국내 증시에는 지난해 상장한 6개 업체를 비롯해 15곳의 중국계 상장사가 포진해 있다. 기업별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이른바 '중국 고섬' 사태 이후 한동안 국내 증시 상장이 없다가 작년 한해만 6개 업체가 국내 증시에 입성했다. 지난해 1월 합성인공운모 업체인 크리스탈신소재를 시작으로 로스웰, 헝셩그룹, 골든센츄리, GRT, 오가닉티코스메틱 등이 잇따라 상장했다.
이 가운데 완구업체인 헝셩그룹은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지난 3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최근 두드러진 흐름이다. 지난 7일에는 8% 넘게 오르기도 했다. 자동차부품 업체인 로스웰은 지난 3일 6% 넘게 오른데 이어 최근까지 4거래일 연속 주가가 오름세다.
농기계업체인 골든센츄리와 정밀코팅 업체 GRT, 유아용 화장품 업체인 오가닉티코스메틱도 최근 주가 흐름이 나쁘지 않다. 실적도 대체로 양호한 편이다. 오가닉티코스메틱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4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1%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로스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6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증권가 일각에선 이들 중국 상장사들을 이른바 '사드 보복 수혜주'로 거론하기도 한다. 화장품이나 카지노, 호텔, 면세점 등 중국 소비 관련주가 사드 피해주로 꼽히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계 상장사들의 경우 중국고섬 사태 이후 차이나 리스크도 있지만 실적 대비 저평가된 측면도 분명 있다"며 "그 동안 중국 기업들에 대한 관심을 접었다가 이번 사드 사태를 계기로 투자자들이 다시 한번 중국기업들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상장한 2세대 기업들은 현재까지 주주친화정책을 펴는 등 1세대 기업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며 "주가가 오른다 해도 밸류에이션상 부담은 없는 수준으로 조정을 받아도 심하진 않을 것 같다"고 봤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